

개성있는 배우 조은지가 첫 장편영화 감독을 맡은 드라마 코미디 영화 <장르만 로맨스> 시사회 및 무대인사를 거의 2년만에 얼굴을 보는 지인과 참석하고 왔다.
정말 코로나 동안 못봤던 지인과의 만남에다 배우, 감독의 무대인사가 있는 대규모 시사회까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예전의 활기를 느끼게 하는 행사여서 관객들도 인사를 나온 배우들도 남다른 감회와 흥분과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조은지 감독과 류승룡, 오나라 신예인 성유빈, 무진성이 인삿말과 영화 자랑을 한 후, 한참 시간이 밀린 상영이 시작되었다. 늦게 끝나서 집으로 가는 막차가 끊길까봐 걱정했던 예전 일들이 다시 떠올라 반갑기도 불편하기도 했다.
우선 화려한 배우진들(무대인사 외에 김희원, 이유영, 오정세, 류현경)과 그들 각각의 개성있는 연기와 그들 간의 연기 앙상블과 시너지가 압권인 이 영화는 제목처럼 커플들이 나오는데 이게 절대 평범하지는 않다. 심지어 참 곤란하고 딱하기도 하다. 로맨스를 아기자기하게 하는 것 같지만 조금씩 위태롭고 파란만장하게 일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 묘사와 여러 커플에 대한 시선 집중이 상당히 세심하고 안정되게 표현되어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와 달리 '막무가내로 과하거나 들떠있거나' 하지 않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캐릭터들 각각의 심경의 변화와 감정들이 꼼꼼하게 쌓이면서 동시에 경쾌하고 적절한 유머와 깜찍한 상황 연출이 잘 어우러졌다. 그리고 류승룡의 '시치미 뚝'을 비롯해 배우들 특유의 코미디와 어린 배우(아들 역)의 리얼한 연기 등 곳곳에서 맛깔나게 변주되어 이야기 속 사연과 감정에 어렵지 않게 이입이 된다.
후반부 켜켜이 쌓였던 위기가 결국 폭소로 터지고 다소 어렵지 않은 사건 해소가 있기는 하나, 위로와 따뜻함을 주는 마무리로 즐거운 감상의 여운도 줬다.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드라마와 재기 넘치는 코미디가 반짝이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 주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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