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어페어: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이런 신박한 코미디 드라마가 있나... 영화를 보자









오랜만에 이 가을에 어울리는 프랑스 드라마 멜로 영화를 지인과 시사회로 보고 왔다. 1994년 아네트 베닝 주연 동명의 멜로 영화가 먼저 떠오르는 <러브 어페어: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은 상영 전 관계자가 나와 설명을 정성들여 할만큼 상당히 주목할만한 수작이었다. 작년 칸 영화제가 제대로 진행되었다면 수상이 유력했다는 점, 세자르 영화제 등 다수의 수상, 코로나로 인한 불운의 수작(셧다운으로 개봉 못함) 등에 대한 영화 홍보를 들을 때만해도 흔한 멜로 영화나 드라마를 기대했었다.

그리고 그림 같은 풍광과 피아노 선율이 흘러 매우 우아한 분위기가 펼쳐지고, 사촌형을 기다리며 형수와 휴양지에서 먼저 만나 서로의 연애담을 나누는 남녀의 참으로 독특한 연애사건(러브 어페어)이 액자소설식 형태, 플래시백보다 긴 '컷 백' 회상신과 내레이션으로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전개되었다.

우리나라 정서와는 극적으로 다른 사랑과 열정의 나라 프랑스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동안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사랑 밖에 난 몰라'식의 스토리가 관객들의 허를 마구 찔렀다. 동행한 연배가 높으신 지인도 점점 크게 웃으시며 당돌한 청춘들의 이야기에 빠져드셨다. 일반적인 사랑이란 감정의 복잡다단함이 깔려 있지만 인물들이 나름대로 기준을 두고 연애와 사랑에 충실하는 모습에 조금씩 설득은 되었다.

그렇다고 '자유연애 만세'로 이야기가 흘러버리는 허술함으로 귀결되지는 않았다. 인간의 본능과 감정에 대한 이해의 뒷면에는 상처받고 절망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이중, 삼중 다중의 복잡한 관계 고리가 후반부에 등장하는 한 인물로 인해 전혀 다른 결론을 낳게 하는 매우 영리한 감독의 시선을 맛볼 수 있었다. 시작과 달리 극단적 진보나 개방과 달리 독특한 방법의 복수극이라 볼 수 있어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천일야화'처럼 이어지는 중에 완곡조절의 포스 가득한 클래식 명곡들(드뷔시 '아라베스크'에서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까지)이 계속해서 독특한 매력을 배가시키는 점에서 영화에 흐르는 음악만으로도 훌륭한 감상이 되었다.

인간본성과 인간이기에 어리석을 수밖에 없는 심리학적 접근이 매우 세밀하고 정교한 구성의 멋까지 갖추며, 특이하고 신박한 하이코미디, 풍자극으로 마지막 엔딩까지 집중하며 빠져들게 하는, 우리에겐 아직 낯선 프랑스 명감독 엠마누엘 무레의 마스터피스 <러브 어페어 :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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