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국화축제 전시-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각종 공연,전시회에 가자









가을하면 떠오르는 국화꽃은 우리 엄마가 참 좋아하던 꽃이었다. 매년 국화 전시회가 있곤 했는데, 엄마와 함께했던 적이 별로 없어서 아빠 돌아가시고 엄마와 이사를 했던 해에 국화 전시를 하고 있다는 곳을 찾아 엄마와 나들이를 했던 때가 2018년 가을이었다. https://blog.naver.com/songrea88/221390826276 전에 내가 봤던 더 큰 전시회보다 종류와 규모가 작았지만 처음 가보는 조계사의 정취와 어우러진 국화로 옷을 입은 조형물들이 풍성하고 신기해서 서로 사진도 찍고 즐거웠었다.

오랜만에 인사동 갤러리나 한바퀴 돌자고 나왔다가 우연히 조계사 입구에 국화꽃을 발견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길을 건너 여전히 풍성한 국화들을 만나봤다. 그런데 입구 연못을 건너는 작은 다리에서부터 울컥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엄마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떠올랐기 떄문이다. 조형물의 내용과 분위기는 조금 바뀌었지만 장소마다 엄마와 거닐었던 그 국화꽃길이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국화 전시였던 기억은 점점 목구멍을 타고 슬픔과 그리움 덩어리가 되어 자꾸자꾸 올라왔다.

공룡 테마의 묘한 무시무시하고 독특한 국화꽃 작품과 표정까지 섬세한 십이지신상을 재밌어하면서 사진을 찍어댔지만, 엄마 생각에 급기야 울음이 터졌다. 많은 사람들의 소음과 마스크 덕에 소리가 크게 나지는 않아 "엄마"를 불러대며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글을 쓰는 이순간 또 오열이 터지고 있다. 엄마를 떠올리며 즐거웠던 옛일을 되새겨보지만 나의 마음은 달랠 길이 없는 것 같다. '국화와 엄마'의 추억이 아름답지만 내게 너무도 아픔이기에 이 전시회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뭐라 표현할지 모르겠다.

가을의 감성적인 풍경과 한낮의 기분 좋은 날씨가 그리워 간만에 혼자 시내 나들이를 나왔지만 너무 아름다워 너무 슬픈 시간이되었다. 다시 국화와 많은 사람들로 시선을 돌리며 천천히 돌아보았다. 조금 진정이 되어 다시 길을 나섰다. 이내 평소 가보고 싶었던 박물관이 눈 앞에 나타나 얼른 발길을 옮겼다. (도시유적전시관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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