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친구와 시사회를 다녀왔다. 내 기억으론 처음 아버지 역을 맡은 맷 데이먼 주연의 <스틸워터>이다. 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아버지 역을 연기한 맷 데이먼의 모습이 좀 낯선 느낌이다. 덥수룩한 수염에 배움도 짧고 저소득층 노동자 계급의 거친 모습과 식사 때 기도를 잊지 않는 단순하고 보수적인 성향의 아버지 역할을 위해 몸매까지 바꾼 것 같은 맷 데이먼의 연기변신은 영화가 전개되면서 더 다양하게 보여졌다. 게다 딸 역에 <미스 리틀 선샤인>의 그 꼬마 '아비게일 브레스린'의 모습은 더한 리얼감을 주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도 생각되었다.
인생 시작부터 불합리함의 쓴맛만 맛봐야한다면 삶의 형태가 어떻게 뒤틀리는지 이야기는 점점 깊이 파고든다. 인종차별 등이 오히려 다시 불어나고 있는 유럽의 비상식적 분위기와 아무런 무기가 없어 결국 맨주먹으로 부딪치고 상처만 입는 암담함에 보는 이도 애가 탄다. '죽어라고 애를 써도 안 되는 건 안되는건가'하는 다수의 약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절망감이 가슴을 옥죄었다.
맷 데이먼의 전작에 의한 이미지 탓에 사실 스릴러나 액션이 있을까 했는데, 영화는 기대 이상의 깊이있는 인간 본성의 통찰과 남다른 삶의 무게감을 안고 사는 사람들의 진한 슬픔과 비애가 매우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사람 간의 매우 예민한 감정 교류에 대한 꼼꼼한 디렉팅과 리얼한 연기가 잘 배합되어 간만에 만난 좋은 드라마 영화라 하겠다. 이국적인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운치있는 음악이 어우러진 것은 더욱 영화 감상의 맛을 살렸고.
후반부 급상승하는 클라이막스의 긴장감과 씁쓸한 인생에 대한 여운을 길게 남기는 결말까지 138분의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 진한 드라마 영화 <스틸워터>에 주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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