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매드랜드> 길 위에서의 치유 영화를 보자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노매드랜드]는 상실과 치유에 대한 묵직한 이야기가 있는 깊이있는 작품이다. 모든 것을 잃고 오래 거주하던 곳을 떠나 떠도는 삶을 시작한 주인공이 어두침침하고 무채색 톤을 한 삭막한 서부를 배경으로 쓸쓸하게 살아간다.

조금씩 현대판 집시인 유목민들의 자유와 방식을 익히고 그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살아가는데, 그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은근히 부럽기도 했다. 대다수의 현대인들이 집착하고 꿈꾸는 획일적 성공과 행복의 틀에 모두가 찬성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나 지금처럼 상대적 박탈감이 극에 달한 시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통을 보통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은 더욱 비합리적이고 야만적이라 할 수 있다.

진정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일까하는 의문을 영화에서 던지니, 특별히 극적이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아니지만 찬찬히 이야기를 따라가며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일거리를 따라 이동하면서 기간별로 다양한 일을 하고 또 관광이나 여러 여가를 즐기며 조금씩 적응해가는 주인공 '펀'의 미세하지만 변화되는 표정을 주목하게 된다. 아카데미 수상을 세 번째나 한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섬세한 연기는 역시 최고다. 아무튼 집 없이 정착하지 않는, 왠지 쓸쓸하고 거친 삶에서 불안감과 두려움이 느껴지는 동시에 대사에도 나오듯이 부동산에 감당 못할 전재산을 몰아 넣는 시대 비판도 일리가 있어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하기사 기름값 싼 미국이기에 차로 이동하는 삶이 지속 가능한 것도 있다.

여러 과정을 거쳐 결국에 주인공이 길위의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서 가슴이 저려왔다. 도저히 떨쳐버릴 수 없는 이를 잃은 사람들에게 어쩜 이 떠도는 삶이 그나마 위로와 치유가 아니었을까? 그 길에서 만난 여러 인연들과 공감하고 교류하며 체온을 전달하며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적당한 거리 유지의 지혜에 답이 있는 것이리라.

상실의 아픔을 방랑하며 달래는 유목민 이야기가 평생 가족이던 부모님을 떠나보내 혼자가 된 내 마음 속 깊이 은은하게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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