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선잠박물관-이런 박물관도 있네 각종 공연,전시회에 가자








우연히 알게 된 박물관이 버스로 용이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비오는 토요일 오후 길을 나섰다. 단어도 생소한 '선잠'은 농업과 잠업(누에고치를 기르는 일 '양잠'에서 그 누에고치를 뜻하는 '잠')이 중요했던 고대 시대에서 행하던 의식이라 한다.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선농단은 농사를, 성북동에 있는 선잠단은 잠업, 의복에 관계된 주신께 제사를 지내던 곳을 뜻하며 조선시대 왕실 주도로 제사를 지내오다 일제 때 허물고 축소시켜 사직단으로 옮겨지는 수모를 겪었다한다. 일본의 잔악한 행위는 끝도 없으니 더 말할 것도 없을 듯.

중단된 지 85년만인 1993년 5월 16일 선잠제를 재현하고 이후 매년 행사를 성북구에서 하고 있고, 올해는 최소 인원으로 20일로 예정되어 있다한다. 아무튼 다양한 우리의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박물관이 곳곳에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볼 생각이다. 물론 혼자놀기의 일환이기도 하고 조용하고 한가로운 박물관 나들이는 외로울 때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머릿속을 환기하기에 제격이라 하겠다.

박물관 주관이라 평소 천 원의 입장료가 무료였으며 생각보다 작고 아담한 전시장이라 오히려 사람도 없고 전시물들을 하나하나 살피고 감상하기에 부담도 없었다. 큰 규모의 경우는 미리부터 서둘러 건성으로 부랴부랴 도는 경우가 사실 많았다. 그에 비해 3층이지만 작은 방 크기의 전시물과 안내글들이 그리 많지 않아 찬찬히 혼자 관람을 즐겼다. 작은 전시라 더 가까이 자세하게 보는 맛이 있었다. 대신 웅장하고 규모 큰 박물관에서의 남다른 긴장감과 흥분을 기대하고 멀리서 오기에는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3층의 기획전시실은 처음 집을 나서면서 내가 관심이 갔던 금박과 금수를 전시하고 있는 '영원불멸 금을 입다'였다. 입구에 들어서자 먼저 영화로 친숙해진 '덕혜옹주'의 당의와 스란치마가 상태도 좋게 자리하고 있었다. 행복했을 어린 덕혜옹주가 이 옷을 입었다는 생각에 잠시 먹먹함이 밀려왔다. 비참한 운명을 맞은 조선의 마지막 왕녀에 대한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화려하고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의복에 입히는 은박과 금박, 문양판과 금실 등에 관한 설명과 재료들이 이어서 전시되어 있었다. 언젠가 장인이 금박을 하는 장면을 TV에서 본 기억이 나기도 하고 이런 작업들의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다는 것도 새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 크게 펼쳐져 걸려있는 왕비의 의례용 복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요즘 같으면 기계가 쉽게 박아주거나 간단하게 프린트를 했을 화려한 문양을 자세히 보니 정교하게도 한 땀 한 땀 수를 놓은 것이었다. 그저 놀라워 감탄사가 나왔다. 그 외에 금사를 넣고 문직기로 금직물을 짠 재현도 있어 눈을 가까이 대고 살펴보았다.

3층은 밀접 촬영은 제외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하여 섬세한 것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생각 보다 짧은 관람을 마치고 비가 꽤 내리고 있어 토요일 오후를 버스 드라이브로 채우다 귀가했다. 울적할 때 이렇게 가끔 새로운 곳을 즉흥적으로 가보는 것을 자주 하기로 했다.

(사진을 클릭하여 크게 보길~)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