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외래 후 정릉천 산책 기타 재밌게 살자








심장수술 후 3년 (https://blog.naver.com/songrea88/222143604618) 하고 반 년 가까이 되어 간다. 해마다 받는 TTE(전문심장초음파-3,40분 정밀) 검사하고 1주일 후 흉부외과 정기검진을 다녀왔다. 날이 따뜻해지고 나서는 가끔 긴장하게 만드는 증상들이 많이 줄어 호전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병원에 당도했다. 첫 외래 이후 늘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신 친절한 간호사님과의 인사도 더 반가웠다.

예상대로 선천적으로 좁은 심장 내 혈관의 혈압이 조금 더 낮아졌고 심장 크기도 정상에 가깝게 줄어든 엑스레이 사진 비교를 해주시는 교수님 말씀에 안도했다. 하지만 정상의 심장에 비해 내 수치는 아직도 두 배가 넘는다는 것을 알게되어 심각함이 바로 와닿았다. 식이요법부터 매일 걷기 운동에 홀로 남게 된 정신적 우울감까지 혼자 버티기를 열심히 해온 결과라 뿌듯했지만 언젠가는 심장이 버티기 힘들 날이 올거라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런 때가 오면 인조관을 연결하는 새로운 수술에 대한 말씀을 하시면서 덧붙여서 그 경우 10년이 지나면 교체를 해야한다셨다. 늘 강조하시는 말씀, 체중 늘지 않게 해야하고 짜지 않게 먹고 떄에 따라 이뇨제도 다시 쓰자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대안을 주셨지만 집으로 향하는 도중 조금씩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처방전으로 아스피린 3개월치를 약국에서 구입한 후 빛나는 5월 봄날을 걷고 싶은 생각에 버스를 보내고 걷기 시작했다.

익숙한 길을 가는 중에 정릉천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새로운 길을 걷는 걸 좋아하는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이었다. 전에 살던 곳에서 주로 다녔던 청계천 산책로와 요즘 자주 가는 중랑천 그리고 한 번씩 가 봤던 양재천과 구파발천 등 개천에 조성된 산책길은 도시 속 마음의 여유와 안정을 주는 곳이라 걸어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마침 독립영화인 것 같은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고 몇몇 운동복을 차려입은 주민들이 건강증진에 애쓰고 있었다. 그리고 높이가 매우 낮은 터널(실제는 넓은 복개주차장과 육교식 도로)이 길게 나타났다.

상당히 어둡고 낮아 서늘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 끝엔 엄마와의 추억이 있는 강냉이 맛집 노점상이 있는 곳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반가움 반 애잔함 반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다시 익숙한 길로 올라가기 위해 뒤를 돌아보니 역사 깊은 예전 백화점 이름이 그대로 있는 상가 건물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오래 다녔던 곳인데 이렇게 몰랐던 다른 길과 이어져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삶이 어떻게 계속될지, 긴장감과 두려움이 몰려오고 어떤 샛길이 나와 또 어떤 흥미롭고 재밌는 일이 펼쳐질지 이날 산책길에서 다 말해 주는 것 같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혼자지만 열심히 건강 챙기면서 숨은 재미를 찾고 하루하루 살다보면 길은 계속 이어지겠지, 뭐 그런거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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