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 시처럼 흐르는 일상의 감성, 짐 자무쉬 수작 영화를 보자







<천국보다 낯선>으로 1985년 칸느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짐 자무쉬 감독(각본)의 프랑스, 독일, 미국 드라마 영화 [패터슨]을 감상했다. 독창적인 미학을 영상에 투영하고 있는 감독의 특성이 잘 보여진 이 영화는 몽환적 음악과 그에 따라 서서히 움직이는 카메라와 주인공의 담담한 목소리로 읊어지는 시의 내레이션이 서두부터 뭔가 모를 촉촉한 감성으로 다가온다.

버스기사인 주인공(스타워즈에서 권력의 노예로 번뇌에 시달렸던 렌 역의 아담 드라이버)은 매일 똑같은 시간 같은 노선으로 버스 운전을 하고 바에서 한 잔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변화를 멀리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특별한 것이 있다면 매일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다양한 승객의 대화를 듣고 시를 읽고 또 시를 쓴다는 것이다.

영화는 매우 소소한 일상의 반복과 조금씩 일어나는 주변의 잔잔한 변화와 평범하지만 작은 움직임들을 섬세한 울림으로 변주시키며 어느새 주인공의 시선과 함께 시 속으로 빠지는 흥미로운 경험을 맛보게 한다. 패터슨에 사는 주인공 패터슨이란 이름도 참으로 심심한 것 같지만 반면 그가 사랑하는 아내는 늘 새로운 것을 꿈꾸고 변화에 민감하다. 그럼에도 매우 비현실이고 이상적으로 보이는 관계를 유지한다. 사랑하는 이로서 서로를 수용하고 인정하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인 영화의 긴장과 흥미유발 면에서 이 커플은 자유롭고 평온하니 오히려 신선하면서 나쁠 이유도 없다.

늙은 바 사장님의 말 '인생이 뭐 그렇지'라는 말이 던지는 은근하지만 깊이있는 화두와 밋밋한 듯 보이지만 주인공의 일상을 보는 이들도 익숙해하며 진심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예술 영화인 동시에 매력 가득한 드라마 영화라 하겠다. 시가 중심에서 무게를 잡고 풍부한 감정을 응축하고 있어 과한 스토리의 줄타기가 필요없어 보인다. 불교 철학의 담대함이 엿보이기도 한다.

운치있는 오브제와 반려견에서 잠깐 스치는 단역까지 정교한 구도와 은은한 삶의 해답을 줄곧 이어지는 아름다운 시와 같이 그려낸 수작 <패터슨>의 감성에 한 번 빠져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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