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한국 우주SF의 굿 스타트 영화를 보자








개봉까지 꽤 긴 시간과 우여곡절을 넘겨 많은 영화팬들을 기다리게 했던 최초 한국 우주SF 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로 지난 5일 오픈했다. <늑대소년> 이전부터 우주 폐기물 소재의 영화를 구상했다는 조성희 감독이 이제야 실현하게 된 한국형 '스페이스 오페라'(스타워즈 같은 우주 배경의 SF 영화)인 이 영화는 2092년을 배경으로 하여 이미 헐리우드에선 단골 설정인 지구멸망을 앞둔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다소 보편적인 서두로 시작한다. 물론 폐허가 된 광화문과 이순신 동상이 슬쩍 나와 국산임을 확인시키고 있지만 멧 데이먼의 <엘리시움>에서 폐허의 지구와 일부 소수 권력층의 위성에서의 낙원의 삶이 바로 연상되어 시작부터 선선도가 떨어짐을 느끼게 했다.

물론 현시대의 자본주의의 폐해로 결국엔 민간사업체나 기업이 세상을 주무르는 것이 크게 비현실적이라 할 수 없기에 아주 멀지 않은 미래를 다루는 작품에선 당연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또 인공위성과 우주 폐기물 문제도 매우 현실성이 있으며 지긋지긋하지만 그 돈 때문에 70년 미래에도 대부분의 서민들은 등골이 휘고 생명유지 조차 힘겨워질 것이라는 영화의 설정에 금새 공감하게 되었다.

한편 상당 수준의 우리의 영상기술력의 결과물이 생생하게 펼쳐져 비주얼적으로 매우 흡족하였다. 박진감 넘치고 빠른 액션에서 꽤 정교한 미술 디자인의 근사한 우주SF의 옷을 입은 것을 바탕으로, 복고패션이나 배우들의 합에서 느껴지는 우리의 구수한 정서와 서민 밀착형 디테일 묘사 등 새로운 장르를 즐길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감동적이고 재미졌다.

다만 치명적인 귀여움의 <7번방의 기적> 우주편이라 할 정도로 전면에 두어 어린이 찬스를 쓴 것은 살짝 또 신선도를 떨어뜨린 느낌이었다. 엄청난 규모의 자본에 의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제작비의 반도 안 되지만 나름대로 우리나라 블로버스터 영화 중 볼거리면에서 높은 위치에 설 자격은 될 거라 하겠다. 물론 우주 영화의 교과서인 스타워즈 등에서 나온 액션 구도나 캐릭터 구성, 우주선의 디자인과 활공 모습, 음악과 음향효과까지 매우 흡사한 것이 많아 엄격한 잣대로는 아쉬운 점에 추가될 것 같다.

그렇다하더라도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고 큰 스크린에서 봤어면 얼마나 더 짜릿한 감흥이 전달될까 싶게 몰입도 상당하고 재미있는 국산 첫 우주SF 블록버스터 영화 <승리호>의 좋은 스타트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더 다양하고 신선한 이야기의 우리 SF 영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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