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입학을 위해 도쿄로 상경한 어느 어리숙한 몸짓의 남학생이 첫 등장하는 '응답하라 도쿄' 느낌의 1987년 배경의 드라마 영화 <요노스케 이야기>다. 얼굴은 그룹 '버즈'의 민경훈을 빼다박고, 말투는 김종민에 버금가는 버벅거림, 거기에 습관적으로 자신의 겨드랑이 향기를 점검하여 급기야 요상한 모델 포즈도 아니고 어깨를 마구 말아서는 특이한 자세로 냄새 차단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예상하게 하는 '촌놈'의 지존 요노스케라는 친구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순박 그 자체인 그가 대학생활을 하며 만난 친구들과의 유쾌한 청춘 스토리가 은근한 웃음과 묘한 코미디코드의 재미를 주어 잔잔한 일본적 서정성을 느끼고 있다가 후반부에서 반전이 찾아오고 늘 미소를 선사하는 좋은 사람 요노스케를 영화를 보는 이들까지 그리운 마음이 들게 했다.
영화 속에서 잠깐 언급이 된 한국인 의인 고 '이수현'에 대해 사전에 알고 이 영화를 택했던 것이 절대 아니었다. 어제가 이수현 20주기인 1월 26이라는 것을 생각도 못했는데, 나는 무심코 전에 다운로드 해놨던 이 영화를 보게 되었고 저녁 뉴스를 통해 방금 본 영화에 비록 가명이긴 하나 영화속에 그 사건이 살짝 뉴스보도 장면으로 나온 것이 그냥 우연일까 싶다.
영화가 실화는 아니어도 주인공 요노스케의 선함을 따라가다 보니 그곳에는 아름다운 청춘이었을 의인이 있어 영화의 따뜻한 시선과 잔잔한 여운이 남달랐다. 한편 주변인들과 요노스케와의 순수하고 재미난 에피소드와 작은 감동으로 마무리하여 과한 반전으로 넘어가지 않은 연출(모리의 정원 오키타 슈이치 감독)이 매우 인상적이며 그 담담한 감성이 더 진하게 전해진 2013년 일본 영화 <요노스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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