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수술 후 이제 3년이 되어간다 기타 재밌게 살자




11월이면 심장수술을 한 지 딱 3년이 된다. 영화 보다 더하다는 소리가 나올 나의 불운의 연속이었던 몇 년의 시간을 가끔씩 되돌아보면 한숨만 나온다. 그렇게 아팠고  절망스럽고 슬픔이 가시질 않고 이제 더없이 외롭기만 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지겠지, 혼자라도 씩씩하게 살면 되지'하고 다잡아보지만 말처럼 간단한 게 아니기에 가끔 모든 의욕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그 놈의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이정는 아니었을 것 같다.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어딜 마음 놓고 다닐 수도, 레슨은 언제 다시 할 지, 수입이 없으니 더 움츠러들고, 이런 총체적난국이 없다. 게다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가슴 통증과 답답증이 다시 잦아지니 정신적 불안도 만만치 않다.


지난주, 3개월 마다 하는 흉부외과 외래검진을 갔다. 1년 반의 미국 연수를 다녀오신, 내 수술 집도의 교수님과 거의 2년만에 재회를 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하는 선생님 인삿말에 반가움과 서러움이 마구 올라와 "선생님 다음에 온 젊은 선생님이 폐동맥 고혈압-5년 내 돌연사-이란 말과 심장이식 밖에 없다는 말까지 하여 매우 충격을 먹었고, 엄마까지 돌아가셔서 저 혼자 살아요" 등등 간략하고 신속하게  내 얘길 쏟아냈다. 원래 말이 많으신 편이 아니라서 조용히 듣고 계셨지만 마스크 아래의 목과 귀부분이 붉어지는 것을 보니 선생님도 살짝 놀라신 것 같았다.


폐동맥 고혈압에 대해서는 그 선생이 말한 것과 달리 내 경우는 심실 내 혈관이 선천적으로 좁은 문제라는 것, 초음파검사 결과들을 봤을 때도 나빠지는 것도 아니라고 하셨다. 혹시 증상이 더 안 좋아지면 시술 방법도 있다는 말씀과 우울증은 수술 환자 거의가 겪는 문제라고 하셨다. 단순한 수술 후 우울함이 아닌 혼자 남은 슬픔과 실제 생활의 문제가 더해진 것을 어찌하겠나. 그건 의사 선생님이 약으로 처방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다만 다시 만난 반가움에 도움의 손을 내밀고 싶었다. 물론 늘 하시던 말씀 '무거운 것 들거나 갑자기 힘쓰는 것 하지 말고 걷기 꾸준히 하고, 짠 것 피하고, 매사 무리하지 말고...'로 마무리를 하셔서 '네, 우울함도 제가 더 노력해볼게요'라고 대답하고 진료실을 나왔다.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그 경험도 없는 젊은 의사의 극단적인 말을 물론 의심하고는 있었지만(얼마 안 있어 병원을 그만 두게 되어 다른 선생님으로 또 바뀌었다)직접 내 심장을 수술하신 분이 제대로 정리를 해 주셔서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최악의 상태일 때 날 살려주신 선생님이 가까이에 다시 계시니 불안함도 덜했다. 그런데 병원 다녀온 지 얼마 안 된 지금은 다시 어깨가 축 처져있다. 어떻게 나를 돌봐야하나, 아무리 마음을 달래 봐도 눈 뜨자마자 엄마 생각에 울컥하고 어디에 하소연하는 것도 이제 민폐가 될 정도라 참고 있고, 내가 생각해도 답이 없는데 아무리 오래된 친구들이라도 내가 버겁겠구나 싶다. 혼자서도 재밌게 잘 놀고, 잘 먹고, 여기저기 구경 다니고 할 줄 알았는데, 이런 꽉 막힌 시간이 가로막을 것은 계산에 넣지를 못했다. 이렇게 길어지는 것도.


나처럼 병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지금의 코로나 블루, 블랙을 더 힘들게 겪고 있을 것이다. 가족이 있다면 그런 점을 잘 알아서 챙겨야한다. 주변에 누가 없다면 나처럼 혼자라도 노력해야 한다. 그래도 애쓰는 수밖에 답이 없다. 마스크 잘 쓰고 음악이나 오디오북 들으면서 동네 한 바퀴 돌고...



매일을 똑같지만 살다보면 좋은 날 또 오겠지. 의욕이 조금 자라서 덜 힘들겠지. 다시 이런 주문을 외우면서 오늘도 산책길을 나서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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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수술 후 6개월... http://songrea88.egloos.com/5908547
심장수술 후 1년... http://songrea88.egloos.com/5914366
심장수술 후 1년 4개월 그런데... http://songrea88.egloos.com/5917162
엄마까지 보내드렸다... http://songrea88.egloos.com/5917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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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20/11/28 00:46 # 삭제 답글

    힘내세요 이젠 행복한일만있기를 바랄게요
  • realove 2020/11/28 12:57 #

    응원 감사합니다~ 힘 내볼게요~^^
  • 조옥희 2021/09/20 18:39 # 삭제 답글

    젤 소중한 것은 본인입니다
    본인에게 용기주시고 다독거려주시고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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