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봉테일도 박수칠, 풍부하고 다양하고 꼼꼼한 영화를 보자








제목에서 호기심이 확 드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시사회를, 어릴적에 늘 데리고 다니다가 최근들어 오랜만에 동행하는 큰 조카와 보고 왔다. 

1990년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이야기는 인스턴트 커피를 매일 준비하고 담배 심부름은 당연하게 여겨진 여상 졸업 말단 여직원들을 중심에 놨다는 점부터 매우 신선했다. 그들은 실제적인 업무를 두루 다 맡아 하면서 유니폼으로 구분지어지는 반면 그림자 취급 당하고, 회사가 큰 혜택이라도 주는 듯 던진 '영어토익 패스'로 진급을 꿈꾸는 대표 '을'이다. 90년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도 싶을 정도로 지금과는 사뭇 다른 사회 공기를 느끼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이 완전한 남녀평등이란 것은 아니지만.

두툼한 어깨 패드며, 잔뜩 성나 치켜 세운 닭벼슬 헤어스타일 하며, 뚱뚱한 '컴퓨타' 모니터 등등 옛날 풍경을 보는 재미가 복고 신드롬을 몰고 왔던 2011년 <써니>의 감성이 떠오르는데, 이내 주요 사건이 빠르게 들이닥치면서 이 개성만점 여직원들이 주도하는 약자들의 반란으로 넘어가게 된다.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한 3총사들의 모험과 코믹 수사극이 유쾌한 웃음과 함께 이어지는가 싶더니, 영화 시작할 때 나온 자막 '실화'의 정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어렴풋이 생각나는 기업(ㄷㅅ)의 도덕적 해이와 관련된 큰 사건전말이 펼쳐졌는데 찾아보니 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이라고 당시 매우 심각했었던 모양이다.  

무거운 사회문제, 내부고발이란 주제와 양립하는 주인공들의 '탐정추리수사'라는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보던 장르가 긴장과 흥미를 배가시키며,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작정하고 관객들을 이리저리 끌고 갔다. 자칫 주제의식에 함몰하여 감정적으로 과해져서 무거움을 줄 수 있는 소재를 매우 능수능란하게 스리슬쩍 코미디와 잘 배합한 점에서 탁월하고 매력적이다.

어설퍼 보이는 우리의 주인공들과 주변에 도통 믿을 수 없는 여러 '놈'들 플러스 화룡점정 '타일러' 출연 등의 다양한 캐릭터의 재미도 잘 살아있고, 원래 하려했던 사회비판과 정의실현으로 깔끔한 마무리까지 지어져, 봉테일도 박수칠만한 세심함과 감상거리가 깨알같았다. 두고두고 다시보기하며 영화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로 대화의 꽃이 필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이것저것 많은 것을 담고 계산하고 조각을 맞추느라 살짝 과한 기분이 든 점은 있다. 그렇다해도 다채롭고 알찬 멀티 장르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는 신선한 시도가 우리영화에서도 나와 매우 고무적이라 하겠다. 한마디로 아기자기하고 재밌다. 곧 개봉할 영화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주목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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