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초청되었던, 안나 왈츠의 소설원작의 네덜란드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을 매우 소수의 관객 사이에서 관람하고 왔다.
'엄마, 아빠, 형 그리고 나도 죽는다'라는 영화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은 주인공 소년의 독백이 흐르고 이내 이 4차원보다 더한 소녀 테스와의 우연한 만남과 깜찍한 모험이 전개되었다.
어리지만 소년 샘이 막연하게 느끼는 두려움과 외로움이 왠지 내 어릴적 추억과도 맞닿는 기분에 점점 짠하기도 하고, 이토록 감수성 예민한 아이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이 가니 점점 이야기에 동화되지 않을 수 없었다.
눈부시게 빛나고 아름다운 민트색 하늘과 바다 그리고 아이보리색 모래, 레트로 감성 물씬나는 한가롭고 낭만적인 유럽 시골스런 휴가지의 정경이 살짝 빛바랜 복고적인 스크린톤으로 담겨져 그 운치와 멋스러움에 매료되었다.
거기에 뻔할줄 알았던 이야기가 획 돌변을 하고 이들의 감정 기복에 나도 순간 당황하기도 하고, 더욱 흥미진진해지니, 과격하거나 자극적인 것 하나 없지만 보는 이를 들었다 놨다하는 재미가 상당했다.
삶에 대한 막연한 쓸쓸함이 곳곳에서 감성을 젖게 하면서도 유쾌한 유머와 코미디 그리고 흥 돋는 라틴음악까지, 마치 이 사랑스런 어린 커플과 함께 떠난 간만의 여름 휴가같은 착각을 느끼며 힐링의 기분을 만끽하니, 더없이 사랑스럽고 예쁜 영화가 아닐 수 없었다.
깊이있거나 굵직한 명작은 아니지만 지금 많은 이들에게 필요한 치유와 재미, 소중한 인생의 의미도 새삼 되새겨볼만한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을 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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