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100개 먹은 듯한 답답한 현실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위로와 치유를 전하는 힐링 영화가 대세인 요즘, 만화가 원작인 일본작품 2편으로 이미 좋은 평을 받았던 영화를 우리나라 버전으로 재해석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시사회를 지인과 다녀왔다.
서울생활을 접고 시골 옛 집으로 돌아와 집밥을 해먹으며 지친 삶을 다시 추스르는 혜원(김태리)의 모습을 시작으로 현실의 벽을 몸소 겪는 청춘들이 시골 기와집에서 매우 토속적이고 손 많이 가는 우리의 음식들을 비롯해 다양한 먹을거리들을 해먹는가 하면 농사까지 짓는 모습에서 보기만 해도 배가 든든하고 위로도 받는 기분이 들었다.
일본판에선 일본 전통의 음식이 많이 나왔지만 이번 한국판에서는 시루떡 등 입에 침이 고이는 우리 전통 음식들이 공감대를 형성하여 더욱 흥미로웠다.
한편 촌마을 어릴적 동창들까지 합세해서 투닥투닥거리며 소소하게 아기자기한 인간관계를 그리고 있어 재미를 더했으며 점점 시간이 가면서 색색이 유려한 계절의 변화를 예쁜 풍경들과 자연의 소리까지 전하여, 그저 보기만해도 가슴이 트이는 것 같고 그 곳의 냄새까지도 느껴지는 정겹고 기분 좋은 간접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
정적이고 긴호흡의 일본판에 비해3 인의 젊은 배우들의 찰떡궁합 연기호흡이 돋보이는 유쾌한 에피소드들에 의한 촘촘한 흐름, 섬세한 유머가 더해져 영화 내내 빠져들 수 있었다.
물흐르듯 자연스레 이어지는 장면전환 카메라 기법이나 은은하며 운치있고 투명한 느낌의 배경음악까지 한데 어우러진 본격 힐링 영화 <리틀 포레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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