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2인극 페스티벌 (타클라마칸, 우상) 각종 공연,전시회에 가자




의사소통의 최소 단위로 극을 집중적으로 이끌어가는 2인극 두 편을 관람하고 왔다. 올해 14회가 되는 '2인극 페스티벌'은 16개 극단, 16인의 연출, 32인의 배우, 200인의 스태프가 참여한 연극 페스티벌로11월 30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야외공연장, 연우소극장 및 스튜디어 76극장에서 동시에 2~4개 작품이 일주일씩 릴레이로 공연되고 있다.

 

학교 선배와 내가 관람을 간 날은 <우상>과 <타클라마칸> 두 작품이었는데, 먼저 동서양의 만남, 대비적 악기 조합으로 가야금과 바이올린이 교대로 또는 함께 무대 양편에서 합주를 하며 특유의 배경음악으로 흐르고 스모그와 하얀 천 등으로 간소하지만 뭔가 묘한 느낌을 주는 무대에서 진행된 <우상>이 시작되었다.

 

할머니와 손자 정도로 보이는 고2 남학생의 심상치 않은 대화와 감정적 대립이 조용한 듯 또는 울부짓고 불안한 몸부림으로 소극장을 가득 채웠다.

 

서두부에서 던져진 대화 속 의문들이 점점 이 둘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커지고 죽은 학생과 두 인물의 관계가 극 후반에서 드디어 밝혀지는 미스터리적 구도의 작품이었다. 가끔씩 유머와 농담이 오고 가기도 하고 무거운 슬픔이나 죄책감 등이 심각한 사건을 예상하게 하면서 점점 드러나는 윤곽과 마지막 또다른 반전을 남기며 50분의 공연이 끝났다. 상반된 인물들이 주고 받는 다각적인 감정변화와 전체적으로 음산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특징인 <우상>이었다.

 

다음으로 쉬는 시간 동안 다음 연극을 위한 무대 설치가 분주하게 이어졌다. 작은 조각의 하얀색 종이가 대량으로 깔리며 금새 눈밭이 된 무대가 되고 드디어 두 번째 작품 <타클라마칸> 2인극이 시작되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계속 부축이는 부인과 자신이 누군지 전혀 아는 게 없다고 남편임을 부인하는 기억상실증 남자, 이 둘의 평범하지 않으면서 일상적인 오래된 부부의 대화가 바쁘고 활력 넘치게 펼쳐졌다.

 

한국 현대사의 암울함과 격변의 세파를 거친 중년 부부의 대화 속에서 사회비판과 중장년층 세대의 추억에 대한 향수와 지치고 상처로 쌓인 인생사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쏟아져 짧은 시간이지만 집약적 몰입감과 공감대를 이끌고 있었다.

 

개성있는 중견 배우들이 보여주는 관록있는 연기는 구성진 코미디와 가슴 짠한 감성 드라마가 생동감 넘치게 교차되며 객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약간 짧은 공연시간으로 감정이입의 깊이가 조금 덜하긴 했지만 밀도있는 극의 흐름과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 대사 속 다양한 세상살이에 대한 희노애락이 잘 묘사되어 인상적인 60분의 2인극이었다.

 

한 번에 2개의 조금은 비슷한 분위기면서 다른 감성의 2인극을 만나 볼 수 있어 새로운 느낌을 준 시간이었는데 앞으로 남은 '2인극 페스티벌'에 관심을 가져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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