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그 봄, 한 낮의 우울>- 훌륭한 연기, 깊은 공감 각종 공연,전시회에 가자




오랜만에 무게있는 주제와 베테랑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가득한 정극인 <그 봄 한 낮의 우울>을 친구와 보고 왔다.

2014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인 이 연극은 일상의 평범함을 사는 한 부부의 사사롭고 자연스런 이야기로 시작되어 마지막엔 가슴을 쓸어내리는 비애와 쓸쓸함을 맛보게 하는 색다른 느낌의 수작이었다.

 

기혼자가 아니어도 무대에서 이어지는 부부 간의 다양하고 사적인 대화들에서 슬쩍슬쩍 비춰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희노애락이 전적으로 다 공감되고 이해가 되어 점점 그들의 삶에 빠져들게 되었다.

 

남녀 간의 차이와 그에 따른 보편적인 갈등이 이어지면서 한편으로 보여지는 유쾌함과 반대로 그들의 근원적 문제와 절망적 비탄스러움이 조금씩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결코 보여지는 평온함과 다른 그들의 과거 겪었던 비극에 의한 오래 묵은 현재의 불안한 상황이 쉼없이 청산유수로 풀어내는 빠른 대사 속에서 밀도있게 표현되어 순간순간 보는 이의 가슴이 내려앉는 평범하지 않은 경험을 맛보게 했다.

 

이렇게 유머와 위트까지 뒤섞여 있는 빠른 템포의 2인극의 아기자기함과 동시에 보는 이들도 거의 공감하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이 사회의 부조리함과 모순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 신랄하게 빗발치고 그런 모습이 보는 이들과 다르지 않은 비루한 삶을 사는 현실의 우울함과 한데 뒤엉키면서 감정이입과 몰입이 매우 크게 전해졌다.

 

거의 실제 가정집의 거실을 옮겨 놓은 듯한 무대의 공간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며 이 심각하고 복잡미묘한 부부의 문제 속에 어느새 푹 빠지면서 특히 주부로서 모든 것을 다 잃은 현실의 벽을 맞은 그녀의 감정과 극단적이라 하더라도 그런 선택을 이미 내릴 수 밖에 없는 심경이 전해지니 노골적으로 과잉감정이나 최루성의 묘사가 없음에도 조용히 고인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어쩜 연기가 아닌 듯하게 저런 리얼감 최고의 연기가 나올 수 있을까 싶게 배우들 백현주 , 이승훈 의 관록있는 연기에 계속 감탄하였고, 110분의 다소 긴 시간이었지만 무대가 끝나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곱씹으며 생각하게 하는 깊이있는 작품이었다.  비슷한 소재의 연극으로 얼마전 감상했던 <래빗홀> http://songrea88.egloos.com/5818608  과는 조금 다른 방향의 결말이 살짝 안타까기도 하지만 26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만나볼 수 있으니, 좋은 연극 찾고 있는 이들은 참고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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