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인상파 명화 속 숨겨진 여류화가 베르트 모리조의 이야기를 그림 같이 담은 프랑스 영화 <마네의 제비꽃 여인:베르트 모리조] 언론시사회를 보고 왔다.
모네, 르느와르 그리고 후기의 고흐, 고갱까지 대부분 사람들이 잘 알고 좋아하는 인상파 화가의 작품들은 미술관을 넘어 일상 속에서 자주 감상하고 가깝게 접하고 있듯이 매우 친숙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는 달리 19세기 인상파를 연, 시대를 앞선 천재 '인상파의 아버지' 에두아르 마네가 화단에서 스캔들을 일으키며 이목을 집중케하던 시절의 여성의 인권은 지금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고 그 후로도 지금까지 일반인이 인지하고 있는 여성 인상파 화가는 거의 없다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마네와 특별한 관계를 쌓게 되어 그에게 영감을 주었고 모델로서 작품 속에 등장한 여류화가 베르트 모리조의 그림 뒤의 이야기는 매우 신선한 호기심과 여성 인권에 대한 새삼스런 메시지를 주기도 하여 흥미로웠다. (여류화가의 재조명이란 주제로 비운의 천재화가를 그린 <세라핀> http://songrea88.egloos.com/4978054 도 상당히 인상에 남는 작품이니 안 본 이들은 나중에 보면 좋을듯~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 전기 영화 <프리다>(2002년)도 있고...)
여성의 길은 단 하나 '결혼'이란 강요된 시대의 벽 앞에서 화가의 꿈을 이루고자 열정을 다하는 베르트의 남다른 역사 속 시련의 길이 이미 눈에 익숙한 명화들과 교대로 잔잔하게 흘러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인상파 그림들을 보는 듯 했다. 어찌 보면 시대적으로는 조금 전의 이야기지만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과 여러 부분에서 비슷한 상황들을 발견하기도 하여 여성 입장에서 안타까움과 공감이 컸다.
한편 아름답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는 작품들 '풀밭 위의 점심', '발코니' 등등 간단한 자막 해설과 함께 스크린에 떠오르는 명화의 장면들에선 특별한 영화적 편집이나 특수촬영 필요없이 그대로 감동스러웠고 그런 의도를 살린 듯 영화의 구성은 다른 전기 영화의 극적 장치와 화려하고 거창한 전개 대신 19세기 의상과 스타일, 건축과 도시 전경에 대한 현실적이고 소박함 그대로를 살려 자연광의 은은하고 단백한 색감으로 영상의 깊이감을 더하고 있었다. 명화 감상의 흥분과 감동은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이라 하겠다.
그리고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달라졌지만 베르트가 겪는 여성으로서의 애환, 사랑과 절망감 그리고 예술에 대한 집념과 그에 따른 고독 등 다양한 감정들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큰 공감이 밀려왔다.
우리가 잘 아는 인상파의 탄생에 같이 했던 순수하고 연약하지만 예술가로서 꿈을 실현한 그녀의 실제 이야기가 프랑스 격변기를 배경으로 밀도있게 그려져 잘 모르던 역사 속 예술의 한 순간을 짜릿한 명화 감상과 함께 만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베르트 모리조 -le piano -1888

베르트 모리조 -dining room -1886

에두아르 마네- the fifer -1866

에두아르 마네-the balcony -1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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