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뷰티> 하나의 현대 예술품 그 자체 영화를 보자



올해 제 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그레이트 뷰티> 시사회를 친구와 다녀왔다. 아카데미 외에도 영국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휩쓴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이 이탈리아 프랑스의 드라마 영화는 한 마디로 말해서 하나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현대예술품 그 자체라 평할 수 있겠다.

낮엔 외국인들의 관광 명소인 고풍스럽고 웅장한 역사적인 도시 로마가 밤이 되면 온갖 쾌락과 명품 사치 브랜드로 도배한 상류층의 광란의 파티장이자 곳곳에서 아방가르드(전위예술)하고 컨템포러리(최신현대적) 예술 전시와 공연으로 시끌벅적하고 허세로 물든 곳임을 60대 중반 생일을 맞은 40년 전 단 한 권의 책으로 1%의 호화로운 삶을 사는 주인공 '젭 젬바르델라' 토니 세르빌로 의 시선을 따라 극적으로 조명되였다. 

고전과 괴이한 포퍼먼스가 혼재한 이 극단적이며 현란한 로마에서 최고의 예술과 화려한 패션과 유희를 만끽하지만 늘 그에겐 뭔가 아쉽고 허전함이 남는다. '원하지 않은 일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그의 말처럼 아름다움을 창작하고 표현하는 것을 예술이라 정의하였을 때 과연 그가 찾는 최고의 예술이 무엇인지, 영화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뮤지컬과 판타지와 과거의 추억을 넘나들며 관객을 현혹시켰다. 

가슴 아련해지는 감미로운 오페라 아리아의 선율이 흘렀다가 베이스 비트가 가슴을 울리며 쿵쾅대는 하우스 뮤직이 번갈아가고, 주인공의 일상과 그가 관람하는 부조리극이나 요상한 쇼들이 분리되지 않은 듯, 미묘한 대비와 감각적 미장센이 시종일관 눈과 귀를 자극하였으며, 자본주의를 누리며 과시와 방탕의 혼돈에 떠밀려 다니는 이들에 대한 날선 조롱과 풍자를 곳곳에 드러내며 은근한 긴장과 진풍경 감상의 기회를 제공했다. 

최고의 화려한 삶을 살면서 지성과 통찰력에 작가적 감수성 거기에 꽃할배를 완성시키는 누가 봐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수트들, 소위 패션니스타 주인공이 갑자기 맞닥뜨리게 된 과거 첫사랑의 추억과의 조우는 사실 직접적인 공감대를 크게 형성할 수 없는 극간의 삶의 차이 덕에 딴 세상 사람인 듯한 기분이 들게 했지만, 지금까지의 어느 영화와는 전혀 다른 미학의 세계를 다각적으로 비춰준 점만으로 영화의 새로운 범주를 촉발시킨 획기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과거의 영광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로마의 건축물들 속에서 영혼 없이 떠도는 천박한 현대인들의 비틀거림에 무력했던 젭이 궁극적으로 찾았던 순수하고 가슴 뭉클한 추억의 향수가 보는 이들에게도 뭔가 삶의 근원적 아름다움과 진정성에 대한 깨달음의 힌트로 남는 하나의 예술품 같은 영화 <그레이트 뷰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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