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미> 영화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하다 영화를 보자



<눈먼 자들의 도시> http://songrea88.egloos.com/4744517 에 이어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도플갱어]가 드니 빌뇌브 감독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에너미>로 영화화되어 시사회를 친구와 다녀왔다.

미리부터 화제에 오른 이 영화는 시작에서 끝까지 매우 새롭고 흥미로우며 당황스럽고 지적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한 마디로 영화가 끝난 후 그때부터 흥미진진해지는 독특한 작품이라 하고 싶다.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다"라는 첫 자막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는데, 역시 이야기의 전개 중 슬쩍 지나가는 짧은 장면이나 인물들이 무심코 내뱉는 대사나 감탄사까지-서두부 클럽에서 짧게 비춰지는 인물과 가장 핵심적 상징인 거미, 주인공 어머니의 대사, 후반 앤서니의 아내 '헬렌'이 슬쩍 던진 인사말 등등- 집중하며 보면 마지막 장면의 충격이 본래 이 이야기가 어떤 맥락이었는지 돌이켜 볼 수 있게 하였다. 

 

즉 단서라고 여겨져 수집하던 퍼즐 조각들이 마지막에 새로운 재배열을 필요로 하여 영화가 끝나고 그때부터 보는 이들의 뇌세포를 본격적으로 자극하는 참으로 기괴하고 차별적인 심리 스릴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역사학 부교수 '아담'의 강의 내용인 인류사적 독재자들의 통제, 제한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현혹 등 계속되는 역사의 반복과 중첩되는 소심한 주인공의 답답한 일상의 반복이 이후 전개되는 전혀 다른 자신의 모습을 한 영화배우 '앤서니'의 충동적이고 본능에 앞서는 도플갱어로 확장되어 현실과 진실, 실제와 환상 또는 우주평행이론적 상상을 연상케하여 남다른 재미가 컸다.

 

게다 복잡 미묘한 전반적 무게감에 간헐적으로 유머와 극단적 상황의 위기와 갈등으로 넘어가니 강력한 악의 존재 없이도 긴장감을 내내 발산했다. 제이크 질렌할의 걷는 모습까지 극적 대조를 표현한 1인 2역의 좋은 연기가 큰 몫을 했다 하겠다.

그리고 세피아, 갈색톤의 스크린 색감에서 가득 배어나는 몽롱하고 모호한 분위기 역시 '아담'이 뿌연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한 혼란과 공황상태에 직면한 불안한 심리에 대한 감각적 투영으로써 많은 감정과 의문이 깃들여진 묵직한 현대기법의 배경 음악과 짝을 이루며 어리석고 위험한 유혹에 휘말리는 현실과 환상, 망상의 혼돈의 모호한 경계를 더욱 피부로 느끼게 했다.

 

친구와 영화가 끝난 후 다양한 추론을 나누며 그 이후로도 은근하게 영화의 장면들과 상징에 대한 분석이 계속되게 만드는 독특하고 새로운 형태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에너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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