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 앤:네버엔딩 스토리> 뭉클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우리의 친구 앤 영화를 보자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1908년 소설을 일본 후지TV에서 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 1979년 제작방영한 <빨강머리 앤>의 2009년 극장판 <빨간머리 앤:네버엔딩 스토리> 시사회를 피아노제자님과 감상하고 왔다.

 

캐나다 애보니 마을 초록색 지붕집의 매튜와 마릴라 오누이집에서 살게 된 상상력에 죽고 사는 사랑스런 괴짜의 고아 소녀 '앤 셜리'의 처음 만남부터 폭풍 수다와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 감수성의 화신이라할 앤의 재미나고 사랑스럽고 가슴 찡한 이야기가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편집되어 이어졌다.

 

이미 앤에게 사로잡힌 어른들 뿐 아니라 이 작품을 모르는 이들도 아마 금새 그녀의 남다른 천부적 감성 에너지에 푹 빠질 것이 확실한 독보적 사랑스러움이 시사회장에 자리한 많은 관객들의 웃음을 계속해서 불러 왔으며 앤이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동화같은 풍광에 같이 마음 벅차하며 이 오래된 명작 만화에 어느덧 동화되고 있었다. 

 

아저씨, 아주머니가 원래 남자를 원했던 것을 알고 부풀었던 희망이 깨져 울부짖는 장면부터 영원한 친구 '다이애나'의 음주 사건으로 절교를 당할 순간 '절망의 구렁텅이'를 들먹이며 세상이 끝날 것 같이 낙심을 하는 장면 등 대사와 장면까지 기억이 다 나면서도 또 크게 포복절도를 하게되니 극장 안은 감탄사와 웃음으로 한가득이었다. 

 

금방 울었다가 금새 깔깔 웃는 앤 덕에 보는 이들도 감정의 회오리에 휩싸여 앤의 작은 동작 하나, 오만가지 감정에 따른 표정 하나까지 호응하며 즐거운 시간을 곱씹을 수 있었다. 

 

원래 시리즈의 큰 분량을 대신할 중간 내레이션이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어 내용의 전개에 큰 무리가 없었고, 하나하나 손으로 그린 셀 애니메이션의 수채화 같은 단순한 그림체이지만 어느 완벽하고 정교한 CG 애니메이션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이야기가 주는 정감있는 감동은 최고였다. 

 

조금은 신파극의 유별스러움이 있지만 앤과 다이애나의 한 없이 사랑스러운 대화는 크게 웃으면서도 부럽고 예뻤으며 평생 싱글을 고수하신 매튜, 마릴라 남매의 친부모 보다 더한 선하고 따뜻한 마음은 가슴 절절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둘에게 선물과도 같은 사랑스런 앤이 성장하여 수재로서 퀸학교 생활을 훌륭하게 마치고 드디어 어릴적 통곡을 멈출 수 없었던 그 장면이 나와 또 한 번 오열을 금치 못했다.

예전의 TV 때의 우리말 더빙 성우들은 아니었지만 그 때의 감성은 많이 다르진 않았으며, 긴 스토리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앤의 로맨스가 살짝 빠지고 마지막 앤딩도 급한 듯 한 것이 아쉽기는 하나 앤의 스토리 전반이 다 적절하게 담겨 희노애락의 다양한 맛을 고루 즐길 수 있었다.

 

귀에 익은 서정적인 클래식컬한 실내앙상블의 배경음악이 귀를 즐겁게 하고, 정겨운 고향풍경을 보는 듯한 감성을 자극하는 초록색 지붕집을 감상하면서,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 앤을 다시 만나 그녀의 천재적 입담에 크게 웃고 마법 같은 상상력에 같이 흥분하고 혈육보다 더한 큰 사랑에 뭉클해 하며 내 친구의 아픔을 함께 느끼는 슬픔까지 경험하게 한 끝나지 않고 세대를 이을 '빨간머리 앤'과 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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