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칼날>(감독과의 대화, 시사회) 곱씹게 하는 심정들, 절절하다 영화를 보자




끔찍한 일로 딸을 잃고 살인자가 된 아버지의 처절한 추격을 그려 이미 화제가 된 영화 <방황하는 칼날> 시사회와 감독과의 대화 GV를 보고 왔다.

<백야행>과 <용의자X>에 이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국내에서 3번째로 영화화한 이 작품은 원작을 먼저 보지 않아 비교할 순 없지만, 범죄와 수사 드라마의 쟝르 위에 피해자의 아버지가 순간 가해자가 된 잔인한 사연의 드라마를 중점으로 다뤄, 인물이 처한 극도의 억울함과 분노를 넘어 더 이상 멈출 수가 없게 되어 결국 상실감에 빠진 아버지의 비극적 행보를 통해 가슴을 애는 아픔과 울분을 농도 짙게 그려 보는 이의 가슴을 강하게 압박하고 미어지게 하였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 이미 퍼져있는 썩어빠진 행태와 잔학한 범죄가 급기야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 근본적인 사회적 문제에 대한 물음까지 개연성 있고 깊이있게 다뤄져 많은 이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피할 수 없는 엇갈린 불운과 법적 한계에 대한 답답하고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억장이 무너지는 주인공의 입장에서 곱씹어 보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큰 공감을 느끼며 가슴 조이는 기분을 느꼈다. 

거의 정신이 다 나간 상태로 헤매고 온전치 않은 몸뚱아리가 되어 처절한 발걸음으로 계속해서 길을 밟는 눈물겨운 아버지의 몸부림과 추격에 또 다른 추격이 따르는 색다른 추격전과 수사의 긴장감이 절정으로 치달아 범죄 수사의 흥분감이 남달랐다. 

 

또한 억울하게 자식을 보낸 부모의 고통과 반대 입장으로 학생 가해자를 보호하며 피해자이자 살인자가 된 아버지를 쫓아야 하는 만년 경찰의 고뇌가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닿게 표현되어 몰입감과 인간 기본적인 연민이 상당히 크게 전해지는 밀도 있는 드라마였다. 여기엔 매번 전혀 다른 변신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는 정재영의 혼신의 연기가 큰 자리로 채워져 있었는데, 누르다 결국에 속 깊은 곳에서 끓어 올라오는 오열 장면에선 거의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작품마다 좋은 연기로 요즘 큰 호응을 받는 배우 이성민의 절제되고 무게감 있는 연기가 더해졌으며, 흉악범죄 담당 20년 '억관'(이성민)과 대비를 이룬 젊은 형사 '현수' 역의 서준영도 신선함으로 다가와 신구 연기의 균형이 좋았다. 

사각지대에서 어처구니 없게 떠다니는 청소년 범죄 처벌에 관한 법적인 단순한 사회고발, 범죄 현상 비판이란 시사성 외에 인간의 내면의 아픔이 각자 인물마다 절절하게 묘사된 드라마로써 공감도가 큰 감상할만한 영화 <방황하는 칼날>이었다. 





 

영화가 끝난 후 김도훈 기자의 진행으로 <베스트셀러>(2010)의 이정호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이어졌다. 

처음 원작소설을 감독이 읽었을 때에는 영화로 만들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으나 이후 제의가 들어오고 책을 여러번 읽으면서 새로운 각색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와 여러 차례의 시나리오 작업까지 3년 이상을 거친 이번 영화가 나왔다 한다.

정재영이란 배우의 남다른 기와 카르스마가 영화 방향을 주도하였다는 기자의 의견과 청소년의 문제가 근원적으로는 사회에 만연된 쓰레기 같은 어른들의 문제와 연계를 보여주기 위한 장면 몇 개가 분량 상 삭제 되었다는 감독의 이야기가 있었다.

배우의 민감한 심리와 애드리브에 따라 촬영 도중에도 계속해서 시나리오가 바뀌었으며 원작과 다른 업주 살인 장면은 우발적이면서 주인공의 감정이 그렇게 흐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의한 전개라는 감독의 설명을 들으니 많은 부분 이해가 더 커졌다.

독백이 많은 원작을 영화에서는 행동으로 보여야 하기에 각색이 많아졌고, 일본의 청소년 범죄에 관련된 법에 대한 비판 위주의 내용에서 영화는 아버지와 형사, 가해자의 부모까지 인물들의 감정을 다 담아보려 했다는 이야기도 이해가 갔다.

또한 감독이 느끼는 이 작품의 상황이 소설이지만 실제 있었을 것 같은 스토리라는 점이어서 결정적인 장면을 촬영 바로 전까지 고민하다 결정했다 하였다.

다들 각자의 입장이 있고 순환하는 정서에 대해서도 담으려 한 감독의 세밀한 작업이 대화 속에서 느껴져 영화의 세부적 장면의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이성은 없고 감정만 100%였던 주인공의 첫 살인에서 마지막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미안한 감정까지 슬픔을 더욱 극대화 한 장면들이라 GV 동안에 여운이 더 커졌다.

마지막으로 많은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는 미학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아 많은 호흥이 예상된다는 기자의 마무리로 시간이 정리되었다.

 ​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