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웨스 앤더슨이 보여주는 최고의 풍성하고 낭만적 세계 영화를 보자




작년에 깜찍 발칙한 꼬마 커플의 애정도피 소동극 <문라이즈 킹덤> 
http://songrea88.egloos.com/5722117 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탁월한 형식미와 개성적인 영화 스타일로 많은 팬을 두고 있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시사회와 GV를 친구와 즐겁게 보고 왔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의 전작들의 독특하고 디테일한 유머나, 강렬한 색감과 사랑스럽고 예쁜 미술과 영상, 정렬구도의 수직, 직각의 카메라 앵글 기법 고수, 앤더슨 사단의 개성 강하고 멋진 배우진 등 모든 요소들의 극대화가 이루어진 매우 스케일 넘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의 멋진 작품이었다.  

작가(톰 윌킨슨)의 자신의 소설에 대한 소개 이후 그 이야기를 듣게 된 과거로 돌아간 작가의 젊은 시절(주드 로)의 에피소드 그리고 본격적인 '마담 D.' 틸다 스윈튼의 죽음과 연관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지배인 '구스타브' 랄프 파인즈와 로비보이 '제로'(토니 레볼로리)의 파란만장 어드벤처, 미스터리 스토리가 액자 속 액자의 구도와 소제목으로 나뉜 챕터형 전개로 아기자기하면서 숨넘어가게 하는 폭소와 묘하고 엉뚱한 사건의 소용돌이로 빠르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이어졌다.

특히 랄프 파인즈의 우아하면서 허세도 있으면서 직업적 자긍심과 의리에 넘치는 구스타브 연기는 누가 봐도 그의 완벽한 캐릭터 묘사에 최고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그리고 그 늘씬하고 긴 실루엣과 날카로운 표정으로 순간적으로 아찔함까지 느끼게 하는 애드리언 브로디와 오랜만에 아주 딱 맞는 옷을 입은 듯한 안구 폭발할 것 같은 윌렘 데포, <설국열차>도 모자랐는지 이번에도 완전 변신 분장을 자랑하시는 틸다 스윈튼 등 헐리우드 스타들의 기가막힌 한 판의 캐릭터쇼장을 방불케 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영화팬으로서 즐겁기 그지 없었다.

 

시종일관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화사하고 기품있으면서 복고와 빈티지의 멋이 풍기는 세트와 소품들과 풍광 연출이 흥분감을 지속시키는 동시에 끝도 없이 나왔다 들어가는 수많은 명배우들(에드워드 노튼,F. 머레이 아브라함, 빌 머레이, 제프 골드블룸, 오웬 윌슨, 하비 키이텔, 제이슨 슈왈츠먼)과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는 신예들(<러블리 본즈>의 시얼샤 로넌, <미션 임파서블4>의 레아 세이두)이 길거나 매우 짧은 단역이거나 상관 없이 줄곧 쏟아지니 뭔가 터질 것 같은 미스터리한 스토리와 클래식컬한 행진곡 풍의 비밀스런 음악과 기가막힌 앙상블을 이루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역시나 앤더슨 답게 잽싸게 치고 빠지는 코믹 액션과 과장되면서 극적인 미스터리, 매우 개구지고 깜찍하면서 은근한 맛이 있는 위트와 유머, 비현실적 판타지의 낭만이 느껴지는 예민하면서 감수성 넘치는 코미디가 성인을 위한 동화와 같은 감성적 분위기 위에서 매우 정확한 균형감과 리듬감으로 채워져 이전부터 앤더슨 감독의 팬은 물론 새롭게 영화를 접하는 사람들까지 매우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판타스틱 Mr. 폭스>와 같은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배꼽빼는 무진장 빠른 추격신은 거의 압권이라 하겠고, 숨은 그림 찾기 기능도 있는 듯한 웨스 앤더슨 영화에 출연했던 묵직한 배우들을 알아보는 재미도 매우 커 '스타군단의 역습'이라 할만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한 시간 가량 백은하 평론가의 다양하고 상세한 영화 GV가 이어졌다. 

우선 새 작품으로 앤더슨 감독의 세계를 만나는 기쁨에 대한 개인적 소감과 영화에 담긴 과거를 통해 낭만, 신의, 경외를 담아 가장 자기만의 통제된 세계를 창조하는 앤더슨 감독의 남다른 개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바틀로켓>을 시작으로 오웬 윌슨과의 단짝 행보, 자신만의 분명한 스타일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으로부터 지지를 받은 이야기, 감독의 색에 대한 활용력, 현대에선 불필요로 여겨지는 과거의 행위 등의 아날로그에 대한 사랑, 원칙을 고수하며 지나간 세상을 복원하려는 의지 등 깊이있는 인물 분석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 이런 캐스팅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의 배우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단순히 인맥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배우 하나를 쓰기 위해 분석과 철저한 계획 작업을 거친 후 적재적소에 역할을 활용하는 감독의 철저함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감독의 영화에 첫 출연하는 랄프 파인즈에 대한 언급 역시 나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연기에 대한 찬사가 있었다. 그가 연기한 '무슈 구스타브'를 허세와 자긍심이 공존하는 인물로서 영화 중 대사 '도살장 같이 변한 세상에서도 희망은 존재한다'를 인용했는데, 우아하면서 순간 경박함을 지닌 컨시어지의 배려와 신념의 모습을 언급했다. 

그리고 신예 '제로' 역을 매우 잘 살린 오디션을 뚤고 뽑힌 토니 레블로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영화 끝부분 자막에 나온 영화의 영감을 받은 슈테판 츠바이크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마침 내가 예전부터 좋아하는 작가여서 흥미로웠다. 책방에서 감독이 우연히 읽은 몇 권의 츠바이크의 소설(우체국 소녀-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월드 오브 예스터데이-어제의 세계...)에서 영감을 얻어 영화에 차용했다 한다. 

그런가 하면 알프레드 히치콕과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 영화의 오마쥬도 영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하고, 촬영을 했던 유럽의 폐업한 백화점이 얼마 있으면 다시 개장을 한다는 소식까지 긴 시간 좋은 정보와 영화와 감독의 설명이었다. 

마지막에 질문을 받자 내가 바로 손을 들고 감독의 촬영 구도인 정면과 측면 카메라 앵글에 대한 이유를 질문하였는데, 앤더슨 감독이 가장 독특한 점이자 공격을 당하는 부분으로써 커브를 제거한 직선 고집은 인형의 집을 보는 시각으로 설명하며 감독 본인 만이 보여주는 세계에 대한 의도라 하였다. 그렇지만 그의 직전적 시각은 절대 단조롭하지 않으며 어느 커브 보다 부드럽고 풍성하다는 평론가의 설명을 끝으로 자리가 마무리 됐다. 

질문을 한 덕에 나오면서 커다른 포스터를 받아, 집에 와서 내 방문에 떡 붙였는데, 아주 예쁘다. 재밌고 보람찬 시사회와 GV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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