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 차고 오르는 참혹의 현장 영화를 보자



조금 있으면 수상이 갈릴 2014아카데미 작품상 포함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이미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노예 12년>을 개봉 첫날 관람하고 왔다. 
 

 

실화에 기초한 이 영화는 1841년 뉴욕 잘나가는 바이올리니스트 '솔로몬 노섭'이 겪은 기가막힌 12년을 기록한 그가 남긴 자서전을 영화화 한 것으로 자유인에서 노예로 팔려가 어떻게 그 세월을 넘었는지 세세하게 시대 상황을 증언한 충격적이고 천인공노할 이야기이다.  

 

가끔 영화에서 흑인 노예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비인간적 처사에 놀라곤 했지만 영화의 극에 달한 끔찍한 장면들은 보면서도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서두부터 그 분노가 끓어 오르며, 짐승도 그렇게 다루지는 않았을 외마디 비명이 절로 나오는 여러 모습은 보고 있는데도-차마 다 볼 수 없어 눈을 피하곤 했다- 심장이 떨릴 지경인데, 그 시대를 겪었던 당사자들은 대체 어떠했을지 가늠조차 어려웠다.  

 

인물 마다 한이 서리고 피눈물 날 아픔들이 하나하나 세세하게 묘사되고 '플랫'이란 이름으로 강요된 주인공의 선한 첫 번째 주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에서의 안타까운 사건 이후 본격적인 악명 높은 광기어린 두 번째 주인 마이클 패스벤더와의 처참한 생활이 이어졌다.  

 

피부로 와닿는 그들의 고초와 비열하고 야만적인 남부 백인 농장주들의 횡포를 지켜보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자본주의의 또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 신분과 권력의 인류의 최악의 수치스런 악행에 새삼 치가 떨리고 비애감이 더욱 가슴으로 차고 올랐다. 

 

분개할 백인들의 잔학함이 내내 계속해서 이어지는 구도가 사실 스트레스와 부담감으로 쌓여 과거의 비극의 실제 모습이지만 영화로써의 무게로 따졌을 때 다소 힘들었다. 오랜 역사로 불어난 증오는 결국 파멸을 불러 오는게 인지상정이지만 죽음이 오히려 간절한 그들의 이야기는 일부 관객들에겐 공황상태 버금가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내 옆자리에 자리한 젊은 흑인 남녀 커플의 이어지는 탄성-상영관 전체도 마찬가지였긴 했다-에 그들 마음 속에 스쳐갈 많은 생각과 고통이 얼나마 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진지하고 리얼감 높은 배우들의 열연과 완성도 높은 시대 재현, 드라마의 고전적이고 탄탄한 전개와 현대음악 기법의 날카롭다고 고감각적 분위기가 둔중한 긴장감을 형성하여 영상과 묘한 대비와 감성적 자극을 맛보게 한 거장 한스 짐머의 음악까지 한 번씩 감상해 볼 영화 <노예 12년>이었다.  

   





* 인기글 *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