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리얼리티와 미스터리의 기막힌 몰입 영화를 보자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http://songrea88.egloos.com/5586474 에서 극사실주의의 기가막힌 디테일과 남다른 몰입감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이란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의 신작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시사회를 피아노제자님과 다녀왔다.  

 

이혼 서류 정리만 남은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미세하게 흐르고 새 출발을 준비하는 주인공 마리(베레니스 베조)는 여러가지 난제에 갇혀서 신경이 날카롭다. 재혼할 상대의 막무가내 어린 아들, 사춘기의 딸, 4년 만에 만난 헤어진 전남편 등 영화 속 주인공을 비롯해 모든 인물들 각자의 끝도 없는 갈등으로 시작해서 현대 가정의 다양한 위기와 모순, 이혼과 자녀에 관련된 복잡하게 엉킨 상황들이 수시로 관객의 허를 찌르며 계속해서 터져나왔다. 

 

극사실적 묘사와 초밀도의 이야기 구성으로 정평이 난 파르하디 감독이 그려낸 이번 작품은 매우 일상적이고 자연스런 상황을 독특하고 묘한 상황으로 치닫게 하면서 그 와중에 실생활적 미스터리를 기가막히게 혼합하여 한 순간도 눈을 돌릴 수 없게 만들어 스토리텔링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하게 하였다. 

 

사랑하고 가까운 사이지만 서로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주는 인간 관계의 수수께끼들이 오해와 분노, 애증으로 얽히고 설켜 인물 간의 미세한 감정의 부딪힘에서 오는 팽팽한 긴장감이 놀라울 정도로 입체적이었다. 

 

늘 타인의 사랑과 관심에 목말라하지만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고 상대를 외롭게 만들고,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결국엔 아무도 남지 않게 되는 의도치 않은 현대인들의 아프고 상처받고 병든 시대상이 어린 아이에서 부터 주인공 마리와 애인 사미르(타하 라힘), 전남편 아흐메드(알리 모사파)를 통해 리얼하게 연기되어 숨 죽이고 빠져들었다.

 

특히 제목에 종지부를 찍는 듯한 마지막 장면의 강렬함은 묘하게도 애잔함과 비애감을 동시에 품고 있어 영화관을 나오면서 일행과 심각한 토론 내지 굴곡진 영화 속 인물들의 내면을 정리하게 만들었다.  

 

사람 인연의 생성과 종결의 드라마틱한 구성, 의외의 상황이 거듭되고 오해의 도미노와 스토리 반전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밀려오는 집중력 있는 드라마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는 <아티스트>의 베레니스 베조의 카리스마 연기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고, 다수의 영화제 수상과 후보에 오른 주목해야 할 이란의 드라마 영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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