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슬러> 리들리 스콧 감독, 좀 과하게 간듯 영화를 보자



그야말로 쟁쟁한 톱배우들 마이클 패스벤더, 페넬로페 크루즈, 카메론 디아즈, 하비에르 바르뎀브래드 피트 그리고 리들리 스콧 감독의 범죄 스릴러 <카운슬러>를 개봉 첫 주 혼자 보고 왔다.  

도덕성은 미뤄놓고라도 초호화판 생활을 누리는 이들이 벌이려는 일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초반 궁금증이 유발되고, 멕시코 접경 지역과 세계 반대편을 오가는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범상치 않은 인간들의 상황묘사가 퍼즐처럼 펼쳐졌다.

 

한참 뜸을 들인 후 예상대로 마약거래에 관련된, 살인은 보통인 극에 달하는 어두운 세계가 아이러니하게도 담담하며 세련된 비쥬얼과 감각적 음악과 함께 그려졌다. 이렇게 위험천만한 곳에 뛰어들려는 유능한 변호사 주인공 '카운슬러'의 무모해 보이는 모습에 궁금증과 의문이 거듭 생기며 살짝 암시되는 그의 숨겨진 과거와 그 외의 카리스마 남다른 인물들에 대한 드라마가 늘어지는 듯 계속되었다.

 

특히 카메론 디아즈의 도발적 캐릭터 변신과 그녀가 쥐고 흔드는 무지막지한 상황이 더욱 의문을 쌓게 하였는데, 솔직히 이야기의 맥락이 인물들의 개연적 설명이나 설득 부분에서 많은 부분 생략되는 등 다소 친절하지 못한 형식을 취하고 있어 중후반 충격적이고 무시무시한 폭력이 연발되는 순간에도 관객 입장에선 다소 생경하고 감흥이 전해지지 않았다.

 

도발적이며 포악한 인간의 탐욕에 의한 얽히고 설킨 인간 먹이사슬을 보여주기 위해 다소 과도한 범죄의 세부적 묘사와 순간 의도치 않게 꼬여져 참담한 현실에 손도 못쓰게 되는 주인공의 황망한 모습도 그리 납득이 안 갔다. 잠시 스쳐간 카운슬러의 과거에 대한 묘사는 이 엄청난 음모와 잔학한 범죄 앞에선 꼼짝도 못할 것이라니, 왜 그런 장면은 넣었을까 하는 모호함만 남았다. 

 

이렇듯 일련의 끔찍한 장면들이 비록 강렬하고 깔끔하고 무게있는 감독의 연출이라 하더라도 너무도 냉정한 결론으로 이어지니 잠시 공황상태에 빠지는 듯 하였다. 욕심도 정도 껏 부려야 한다는 상투적인 교훈을 남기려고 이토록 극단적인 냉소적 시각으로 난해하고 대사는 번지르르한 현학적 표현으로 포장을 했나 싶기도 하고. 

 

물론 구구절절 설명조의 전개에서 벗어나 임팩트있는 스토리 전개는 나름대로 흥미를 지속시키며 긴장감을 무겁게 유지시키는 독창성은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난데 없이 거창한 연설로 철학을 늘어놓는 마약조직 우두머리의 장면이나 브래드 피트가 맡은 위험을 즐기지만 유유자적 해보이는 중계인 '웨스트레이'까지 체스판의 졸개로 획 날려버리는 기회주의자 '말키나'에 대한 간략한 정리는 영화가 끝나도 계속적으로 남는 무기력과 씁쓸함만 줄 뿐이었다. 

 

직접적인 범죄 스릴러의 스펙터클이나 짜릿한 액션 같은 오락성 대신 인간으로서 상상하기 힘든 최악의 살벌한 범죄 세계에 대한 소름 끼치는 공포감이 충격적이며 압도하는 비범한 영화 <카운슬러>, 리들리 스콧 감독이 조금 과했던 것은 아닌가, 카운슬링이 필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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