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어떤 이들의 삶의 무게란 이리도 무거운 것을 영화를 보자



세계 여러 영화제에 초대되고 이미 평단에 호평을 받고 있는 
전규환 감독의 2012년작 <무게>를 감독 GV까지 있는 상영회에 피아노제자님과 다녀왔다. 시체를 닦기에 여념이 없는 척추 장애인(꼽추) '정씨'가 있는 시체 안치실을 배경으로 시대와 장소가 서두 자막처럼 현실과 다른 판타지 세상이란 전제 하에 감각적으로 그려졌다. 

 

영화에서 우선 도드라진 점이 캐릭터들이 일반적인 대다수의 사람들과 달리 태어날 때부터 육체적 또는 성정체적 장애를 가져 그 삶의 무게가 애초에 무겁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 장의 절차를 거치는 많은 방문객과 죽은 자들의 다양하고 이중적이며 꼬여진 사연과 관계 또한 예사롭지 않은 비극이 대부분이어서 그 적나라하고 씁쓸한 모습에 다소 충격과 비애감이 남달리 크게 전해졌다.

 

파격에 가까운 시체의 알몸 장면에서 비루하고 소외되고 멸시받는 인간의 또다른 욕구와 상실감이 충격적으로 묘사되어 그들의 고통의 무게와 한을 조금은 가늠하게 되었다. 일부 영화와 인간에 대한 넒은 이해가 부족한 이들은 불편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을 듯한 다소 무거운 장면들이 강하게 비춰졌다.

 

세상을 원망하는 불운의 운명을 가진 사람들의 참담한 밑바닥 삶이 가슴 쓰리게 전개되는 와중에 주인공의 시각을 통한 또다른 환상과 예술적 승화에 대한 우아함도 곁들여져 비애감과 동시에 그들의 마음 한켠에 아름다움을 꿈꾸는 애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생과 예술은 밝고 축복받은 세상 사람들보다 오히려 고통의, 인생의 무게가 무겁게 지어진 이들에게 더욱 간절하며, 온전히 태워지는 것 아닐까, 잠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영화 속 감성과 독특한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게 되었다.

 

빛바랜 세피아톤 화면에서 극단적인 인간 탐욕에 대한 기괴한 장면들, 시대와 장소가 뒤섞인 묘하고 음침한 소품들, 파격적이나 슬픈 주검들에서 직시하게 되는 삶과 죽음의 무게 그리고 절제적인 대사와 명연기자들의 리얼한 감정 묘사와 허망함이 가득한 눈빛 등이 어우러져 감독의 독창적,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펼쳐진 무게감 강한 슬픈 연가 <무게>에 대한 영화 관객들의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

 


 

* 상영 후 전규환 감독과의 대화 *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영감을 얻은 이 영화는 개인이 갖은 슬픈 이야기를 주제로 하여 영화 부제도 '정씨의 슬픈이야기'이다.

-초저예산이라 표현에 한계가 있었으나 현실의 세계가 아님을 전제로 하여 최대한 자유롭게 표현을 했다.

-묵직한 주제, 작가주의 영화이지만 지루함을 지양하는 감독의 입장.

-독창적인 작품에 대한 열성적 팬들이 있어 영화에 단역으로 기꺼이 출연을 해주었고, 노출이 많지만 외설적인 의도가 아닌 최대한 진실된 표현을 위한 것이었다.

-에너지 있는 배우 조재현의 좋은 연기, 김기덕 감독작에 많이 출연한 것은 몰랐다는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박지아. 연기에 대한 감독의 철학이 원래의 연기를 숨기고 과하지 않게 하자여서 힘을 빼라는 지시를 하였다.

-많은 평단의 호평과 해외 영화제 초청 탓에 이어지는 규모 큰 제작사의 요청은 본인의 영화에 대한 생각과 맞지 않는다. 비슷한 주류의 기성 자본의 영화에까지 타협하며 본인까지 영화를 만들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타인이 규정하는 컴플렉스, 지옥 속 소외된 계층을 다루고 있지만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넣고 싶었다.

-특별히 불법노동자, 장애인들, 성소수자 등의 소외계층이나 남과 다른 이들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남들이 안 하고 있는 문법의 쟝르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다. 곧 코미디 작품도 나올 것이다.

-60억 인구의 60억 개의 이야기가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르> 같은 다양한 연령의 이야기가 우리에겐 너무 적다.

-영화도 학슴이다. 연기자나 관객이나 넓은 범위의 작품을 대해야 영화를 음미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영화 <무게>는 태어날 때 쥐고 태어나는 업보에 관한 이야기며 본인은 무겁지만은 않게 그리려 했다.

-내년 3월 개봉 예정인 <마이보이>는 가족 영화이므로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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