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비올라 독주회-최고의 기량과 예술적 완성도(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 음악을 듣자




최고의 기량과 아름다운 음색으로 매번 훌륭한 연주를 보여주고 있는 비올리스트 이지윤(옛 청음제자/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 줄리어드 음악원, 예일대 음악대)의 2013년 독주회(8월 31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를 여러 피아노제자님들, 지인, 친구들과 감상하고 왔다.

 

지난번 새로운 분위기로 바로크 음악의 섬세하고 여성스런 비올라의 또다른 매력을 여유롭게 선보였던 독주회(http://songrea88.egloos.com/5704625)에 이어서, 이번 쇼스타코비치 소나타를 비롯한 흔히 연주되지 않은 근현대 비올라곡들은 이지윤 연주자의 계속되는 학구적 도전과 최고의 연주 실력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첫 곡으로 연주된 민속풍의 '민요 모음곡'은 스페인 민족주의 작곡가 Manuel de Falla 마누엘 데 파야의 낭만적이면서 다양한 색채의 스페인 각 지방의 민요 테마가 사용된 감각적인 곡이었다. 이지윤의 안정되고 자신감있는 비올라 연주는 매우 관능적이다가, 몽환적이면서 낭만적으로 이어졌으며, 중저음의 매력적인 비올라의 다양한 색감까지 빠짐없이 담아내어 익숙하지 않은 곡임에도 금방 친숙함이 들게 하였다.

 

이어지는 Ernst Bloch 에른스트 블로흐의 '비올라와 피아노 조곡'은 비올라 독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으로도 연주되는 곡으로 큰 스케일이 느껴지는 다이내믹하고 극적인 현대곡으로써 풍부한 상상력과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역시 다양한 색채가 전해지는 흥미로운 곡이었다. 현대 비올라 작품 중 최고수준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곡으로 알려진 이 작품을 이지윤은 정교한 곡해석으로 무리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완벽에 가까운 연주로 곡을 장악하였다.

 

휴식시간 이후 마지막곡으로 Dmitri Shostakovich 쇼스타코비치의 마지막 작품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C장조, Op.147'이 매우 진지하고 깊이있게 연주되었다. 곡에 대해서 사전 지식이 없었지만, 이지윤 비올라의 비애감 넘치고 진지한 감정 표현에서 작품에서 말하는 무겁고 복잡한 사색과 철학이 피부로 와닿아 가슴을 울리는 강렬한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쇼스타코비치가 본인의 인생의 종말을 예감한 시점에서 20세가를 살아가면서 겪었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대한 비판 등을 담은 심오한 비올라 소나타 작품이었다. 특유의 감성과 매력이 풍부한 비올라 음색으로 집중력 있는 강렬한 감정 표현을 한 음 한 음 끝까지 진중하게 전달한 이지윤의 훌륭한 연주에 큰 박수가 터졌다. 유연하고 좋은 흐름으로 피아노를 연주한 조혜정과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감정적으로 매우 힘든 마지막 곡의 여운이 희석될 것을 염두하여 이날 앵콜은 생략했다는 추후의 연주자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이해가 갔으나 한 편으로 음악 전공이 아닌 그날 객석을 가득 채운 일반 클래식 감상자들에겐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듯 했다.

 

앞으로 계속 그녀의 아카데믹하면서 다양한 빛깔이 함께하는 예술적 완성도 높은 훌륭한 비올라 독주회를 기대하며 가을향기가 벌써 느껴지는 밤공기를 음미하며 집으로 향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