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이핑 중!> 귀여운 복고 로맨스 코미디 영화를 보자


고전영화를 보는 듯한 오프닝 타이틀부터 오랜만에 보는 5,60년대 패션 등 고전 스타일의 프랑스 로맨틱 코미디 <사랑은 타이핑 중> 시사회를 보고 왔다. 마침 흑백 프랑스 영화 <아티스트>의 베레니스 베조도 조연으로 출연하고 옛스럽지만 매트로 패션 스타일이 현재에서 오히려 감각적이고 특색있는 비쥬얼로 비춰져 영화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한 맛이 컸다.

반면 여성의 지위나 사회적 의식이 매우 차이가 나는 모습들은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었다. 신여성을 꿈꾸는 여성들이 갈망하는 것이 도시의 비서이고 어디서고 줄 담배를 피워대는 것이 당연한 그 시절에 대한 리얼한 묘사들은 살짝 화가 나기도 했다.

그건 그렇고 이 영화에서 가장 두각된 것이 동그랗고 하얀 피부의 사랑스런 여주인공 데보라 프랑소와인 점인데, 87년 생 벨기에 출신의 이 고전적이고 소박한 시골 출신 젊은 사회 초년생 역을 빼다 박은 듯이 연기한 '로즈' 역의 프랑소와의 사랑스럽고 통통 튀는 모습에 남성들은 물론 여성들까지 폭 빠졌다.

독립된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비서를 지원한 여주인공의 타이핑 재능을 알아본 착한 노총각 사장에 의해 '스피드 타이핑 대회'까지 출전해 성공과 사랑을 획득한다는 그야말로 고전적이고 진부한 <마이 페어 레이디> 타자 버전이라 할 이 영화는 지금으로써는 신기할 뿐인 옛 시대의 진풍경을 보는 생경한 재미와 그 희한한 대회를 경쾌하고 속도감 넘치며 긴장감 마저 불러일으키는 스포츠 경기와 같은 승부의 쾌감까지 전달하는 의외의 신선한 면도 보여주었다.

참 옛스러운 경음악의 배경음악에 주인공 방에 붙어 있는 오드리 햅번 사진과 인형옷과 같이 예쁜 1959년의 예쁜 드레스와 원피스 헤어 스타일, 박물관에 있을 법한 타자기와 카메라까지 거의 완벽해 보이는 시대 재현은 볼거리의 재미를 쏠쏠치 않게 했다.

중간중간 약간의 애매한 감정 표현이나 엉뚱 대사 장면이 아쉽긴 했지만 지금과 그리 차이가 없는 남녀 간의 이해의 간극에 의한 절묘한 코미디도 상당히 웃음을 주었다. 그리고 보는 이들은 우습지만 무척 진지한 훈련들과 달달한 분위기가 거듭되어 <하트 브레이크>의 사기꾼 스타일과 다른 매력을 보여준 남자 주인공 '루이' 로맹 뒤리스와 로즈와의 예상대로이긴 하지만 사랑과 용기라는 로맨스 스토리가 잔잔히 이어져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게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우리나라의 찬조 출연과 최종 대회 장면에서 긴관총 난사를 연상케 하여 거의 혈투를 보는 듯한 클라이막스의 격전 장면은 웃음과 동시에 흥분감까지 주어 마지막까지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던 <사랑은 타이핑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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