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코미디도 아닌 것이 영화를 보자


[트와일라잇]의 저자 스테프니 메이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SF 로맨스 판타지 <호스트>를 혼자 보고 왔다. 서두의 인간이 사는 한 완벽한 지구일 수 없다는 뚜렷한 주제와 더불어 색다른 외계의 인류 강탈이라는 설정은 상당히 강렬하고 매력적인 SF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영화 음악이 밋밋하고 구식스러운 전자사운드를 난발하고 있고, 의상에서 소품이나 이야기의 주 무대가 되는 삭막한 사막까지, 점점 기대를 앗아가는 엉성하고 저렴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어느 영화평론가의 단평에서 "<인 타임> 때부터 말렸어야 했다"는 글이 바로 이해가 가는 동시에 감독의 감 떨어지는 연출 내지는 취향이 이 좋은 소재를 빈약하고 창의성 결여의 아쉬운 작품으로 만들었구나 싶었다.

모든 공상과학, SF라는 것이 논리성에서 파고들자면 끝도 없는 오류를 가질 수 밖에 없기에 개연성과 밀도있는 스토리 연결을 탓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인류의 폭력과 파괴에 대한 철학적이며 강렬한 화두를 던질 듯 하다가 이내 애매하고 무기력한 드라마로 빠져 버리니, 긴장감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이 보는 이들의 눈꺼풀만 무겁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로맨스를 잘 살렸느냐가 관건인데 그것이 또 참으로 실소를 연발하게 하고 손발이 오그라들게 하는 요상한 분위기만 내리 나오고 있었으니, 애초에 영혼의 외계 강탈이란 임팩트 있는 설정과 사랑놀음 타령으로 대비될 수 밖에 없는 쟝르의 부딪힘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

결국 사랑의 주체가 영혼이냐, 몸이냐 하는 것인데, 굳이 이런 거창한 상황을 바탕으로 사랑을 누구랑 하네 마네 하는 것, 게다 마치 무지 유치한 싸구려 연극의 한 장면 같이 줄줄이 설명조 대사가 의도와 달리 헛웃음만 남기는 코미디 아닌 코미디로 되어버려 안타까울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의 영혼 '멜라니' 시얼샤 로넌의 목욕탕 에코 목소리도 계속 거슬리고, 생명 무한 연장과 종족 보존이란 당위성에 있어서도 찜찜함만 남기고, 영상적 독특한 감각이나 스타일도 볼 것이 없어서 SF의 특성은 기대를 안 하고 봐야할 듯 하다.

그나마 삶의 소중함, 짧은 인생에 대한 우리가 잊고 사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느끼게 하는 결말부의 메시지는 잔잔한 여운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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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FlakGear 2013/04/12 20:13 # 답글

    감독이 다른 사람에게 정신이 강탈되었다고 영화로 SOS보내는 것은 아닐까요. 존 말코비치되기 처럼 누군가 감독의 정신을 이용해 이상한 영화를 만들게 강요를 하는 건 아닐까(...)
    로드 오브 워 때까지만해도 좋았는데...
  • realove 2013/04/15 08:53 #

    하하~~ 정말 재밌는 이론이십니다...ㅋㅋ
    그렇게 생각하실만도 하게 영화, 좀 그랬지요...^^
  • went 2013/04/15 14:19 # 삭제 답글

    제레미 옹 아들은 작품을 잘 못고르는듯..ㅋㅋ
  • realove 2013/04/16 18:22 #

    아, 제레미 아이언스 아들이었군요.... 멜라니 남친 역이...ㅋㅋ
    아버지 포스에 밀리는 분위기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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