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라], [정신의 진보를 위하여]-스테판 에셀, 달라이 라마 책을 읽자



두 권의 짧지만 필히 읽어야 하는 책을 소개한다.

먼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분노하라]인데, 이 책은 1917년 독일에서 출생하였고, 파란만장한 세계사의 산 증인이며(강제수용소에 있다 사형선고 받았으나 탈출함), 1948년 유엔 세계 인권 선언문 초안 작성에 참여하였고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와 인권위원회 대표 등을 역임하였고, 퇴직 후에도 사회운동가로 끊임없이 활동을 하고 있는
스테판 에셀의 세상에 대한 따끔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원제[Indignez-Vous!] '앵디녜부!'가 'angry'가 아닌 '분개하라'는 뜻이며 '의분'과 '공분'을 표출하라는 뜻이라 한다.

국가의 최고 영역까지 금권이 저자의 비유를 들어 '오만방자'하게 독재를 휘두르고 있고, 극빈층과 최상위 부유층의 격차가 극으로 달한 이 때에 과거 '자유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운동가였던 그가 젊은 세대들에게 분노하고, 참여하여 제멋대로 누려지는 무제한의 자유를 행사하는 세상에서 평화적이나 강하게 권리를 찾으라는 호소문이다.

몇 귀절 발췌해본다.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내 앞가림이나 잘 할 수밖에....." 이런 식으로 말하는 태도다. 이렇게 행동하면 당신들은 인간을 이루는 기본 요소 하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분노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언제까지나 이렇게 전쟁범죄를 자행할 수 있다는 것은 참기 어려운 일이다. 어떤 민족이 자신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은 예는 지금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당연히 테러리즘은 용납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이 지닌 무기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우월한 무력적 방법에 의해 점령당한 쪽의 입장에서 보면, 민중의 반응이 꼭 비폭력적일 수만은 없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격분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당연한 일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용납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희망이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경우에, 격분 탓으로 그것을 놓칠 수 있기 떄문이다.

*사르트르는 1980년 3월, 임종을 3주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끔찍한 지금의 세계가 기나긴 역사의 발전 속에서 보면 그저 한순간일 뿐인 이유를, 숱한 혁명과 봉기를 이끈 주도적 힘의 하나는 언제나 희망이었음을, 내가 미래를 생각하면서 여전히 그래도 미래는 희망이라고 보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21세기 첫 10년의 끔찍한 공포와 앞으로 다가올 10년의 가능성 사이, 그 문턱에 서 있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호소하는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를.

21세기를 만들어갈 당신들에게 우리는 애정을 다해 말한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라고.

** 인터뷰 **
*삶은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남에게 베풀고 싶은 마음과 베푸는 기쁨을. 남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책임을 감수하는 것. 어떤 경우에도 남에게 베풀고 싶다는 마음, 이 마음을 북돋워야 합니다. 사람을 책임 있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그 마음이기 떄문입니다. 우리의 지성과 감성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그 마음이기 떄문입니다. 마음은 끊임없이 교육을 통해 계발해야 하며, 마음 교육을 위해서는 상상력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그 죽음을 생생히 '살아내야'합니다. 어쩌면 이 생을 다 마치고 나면 우리의 모습을 사라지다러도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시적인 정서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내 나이가 되면 살아온 세월 덕에 사물을 보는 절제된 시각이 생깁니다.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미소 지으면서 "그래, 이거였어!" 라고 혼잣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여전히 인간을 신뢰합니다.... 현재와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방도가 있는 셈이지요.

*이미 10년 전부터 우리는 세계화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 사회는 더 이상 개개인의 노력에 응분의 보답을 해주지 않는 사회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진정으로 신뢰하지도 않는 체계 속에 어느새 편입되어버렸습니다.

*비폭력이란 우선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일, 그다음에 타인들의 폭력성향을 정복하는 일입니다.





다음으로는 달라이 라마와 스테판 에셀이 나눈 세기의 대화 [정신의 진보를 위하여]라는 책인데, 마침 [분노하라]를 읽던 중 서점을 돌다가 발견한 것으로 평소 존경하던
달라이 라마-전에 다큐멘터리 영화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http://songrea88.egloos.com/5310780 -와 스테판 에셀이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진실되고 감성적인 대화도 나누며 고결하고 강한 신념과 세상에 대한 높은 통찰력의 이 두 사람의 세계에 관한 공통된 의견을 대담집으로 옮긴 소책자다. 성찰과 숭고한 이타적 신념을 실행하고 있는 시대의 어른이자 정신적으로는 진정한 '청년'인 두 사람의 깊이있는 정신세계에 다들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역시 중요한 내용이 많아 남겨본다.

*에셀-우리의 정부들은 너무도 힘이 없고 강단도 없습니다. 성하와 제가 나누는 이런 이야기를, 자연과 인류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그들도 압니다. 하지만 그들은 움직이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방침도 없습니다. 엄청난 금융체계의 부담에 짓눌려 있기 때문입니다.

*에셀-아는 것이 행동이 되려면 이보다 조금 더 앞서가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 '무언가'는 성하께서 '연민'이라고 적절하게 말을 하신 바로 그것입니다..... 남들과 함께, 남들을 위해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부디 남이 잘됐으면 하는 배려로 우리 모두가 연결된다면 그때 우리는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라마-맞습니다. 인간적 감수성, 연민, 비폭력 같은 것들이 발전해가는 데에 여성들의 역할이 특히 중요합니다. 에셀 님이 방금 강조하신 것처럼,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이런 것의 계발이 아직은 한참 덜 된 상태지요.

*라마-불교의 수행법 중에는 '적이 최고의 스승이다'라는 말을 거듭 외는 방법도 있습니다. 결연함을 잃지 않는 데에 아주 유용한 품성인 관용과 인내, 그것을 실천하는 법을 적으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관용은 약함의 징표가 아니라 힘의 징표입니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일수록 관용의 마음이 더욱 우러납니다. 화를 내는 것은 취약하다는 표시입니다.

*에셀-지금은 안전보장이사회를 정치적 안전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안전까지 책임지는 기관으로 변화시킬 때입니다. 가장 '책임 있는' 20~25개국이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이 되어야 합니다. 거부권은 없어져야 합니다. 결정은 예를 들면 전체의 3분의 2 찬성, 이런 식의 다수결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에셀-이스라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난폭하게 대하고 멸시했을 때도 나는 항거했습니다. 내가 일생 동안 외교관으로서 한 일은 서로 다른 문화 다른 나라들이 만나서 합의사항에 동의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독재자를 처단하게 하는 국제적 형법을 만들게 하자는  것입니다.

*라마-나의 종교는 친절과 자비입니다. 항상 종교와 철학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제각기 정신적인 기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각 종교마다 훌륭하고 독특한 사고와 관행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종교를 배우면 자신의 믿음이 강해질 수 있지요.


*스테판 에셀이 읊은 시*
 
 진실한 마음들이 하나 되는 데에
 그 어떤 장애도 나 인정 못 하리
 만약 변함을 보았다 하여 자신도 변한다거나
 상대방이 물러선다 하여 자신도 물러선다면 
 그 사랑은 사랑이 아니네.
 오, 아니네! 사랑은 늘 꿈쩍 않는 푯대로
 푹풍우를 지켜보며 결코 흔들리지 않는 것
 사랑은 길 잃은 모든 배의 길잡이 별
 그 높이야 잰다 하여도 가치는 알 길 없는 것
 장밋빛 입술과 빰이 시간의 낫질을 못 피하고 시들어도
 사랑은 시간에 휘둘리는 바보가 아닌지라
 덧없는 날이 가고 달이 가도 변함이 없이
 죽음의 벼랑에 설 때까지 오롯이 지탱되는 것
 만약 이 말 틀렸다 증명하는 자 있다면 말하리.
 나 결코 글 쓴 바 없으며, 지금껏 사랑을 한 자 아무도 없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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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 하염 없구나.삶의 짐만 없으면 훌쩍 어디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만 싶다. 참, 슬프게도 [분노하라]의 저자 스테판 에셀 옹 http://songrea88.egloos.com/5726657 이 돌아가셨다. 위대한 어른이 가신다는 것은 남은 이들에게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영화관 10 ... more

덧글

  • 쩌비 2013/02/21 18:02 # 답글

    사회에 대한 관심과 관용이라는 큰 주제인거 같은 멋진책을 읽으셨는데요.
    구입목록에 올려야겠어요. 요즘, 책 읽는 습관이 없어져서 걱정지지만,...
  • realove 2013/02/22 08:45 #

    소책자이니 부담은 없으실거에요. 내용은 상당히 밀도있고 진지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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