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피아노와 같이 가슴으로 스며드는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 영화를 보자


201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수상부터 다수의 영화제 수상이 줄을 잇고 있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합작 영화 <아무르>를 보고왔다.

슈베르트 피아노 '즉흥곡 1번'(Impromtus No.1 Op.9)으로 시작되는 제자의 피아노 콘서트에 다녀온 애정 가득한 노부부, 그들에게 급작스런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평생을 같이한 사랑하는 이 부부의 디테일한 감정 표현이 영화의 진지한 힘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존심을 잃지 않으려는 중증 뇌졸증을 겪는 아내와 병간호에 세심한 심적 배려까지 속 깊은 남편의 리얼한 모습들이 묵직하게 이어졌다.

장면들은 정적이고 잔잔하나, 상황과 스토리 전개는 빠른 편이어서 밋밋하거나 지루함 없이 예술 영화로써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깔끔하고 무게있는 연출력이 느껴졌다. 또한 특별한 테마의 배경음악 없이 짧지만 두 부부의 직업을 대변하는 클래식 피아노 연주가 아름답고 쓸쓸하게 간간히 울려 퍼져, 기품있는 유럽적 정서와 우아함이 내내 정갈한 맛을 전했으며, 비약이나 과열된 신파적 감정을 배제한 인간의 삶과 사랑, 병고와 죽음, 인생의 소중한 것 등의 현실의 진실된 모습을 직면하게 하여 보는 이들의 공감을 강하게 끌어들였다.

이야기가 점점 전개되면서 주인공들의 심경이 더 직접적으로 와닿았는데, 남편이 느낄 외로움과 연민, 아내가 겪을 절망감과 박탈감이 어떠할지, 점점 가슴이 먹먹할 뿐이었다.

피아노 연주가에 대한 소재인 만큼 클래식음악 전공자인 내겐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으며, 삶이 하염없이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같기도 하지만, 고통과 이별이란 피할 수 없는 슬픔이 함께한다는 점에 쓸쓸하기 짝이 없었다.  

한편 외로움을 평생 안고 사는 나로선, 영화처럼 사랑하는 이와 함께 아름다움과 고통의 이별을 맞는 것이 나을지, 슬픔을 남길 사랑하는 사람을 애초에 곁에 두지 않고 홀로 마지막을 맞는게 맞는 것인지 혼란스럽고 아직은 모를 기분이 들었다.

가감없는 현실을 격조있게 그린, 피아노의 선율과 같이 가슴에서 진동하는 여운이 남다른 영화 <아무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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