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비올라 독주회-아름다운 비올라의 선율과 쳄발로 음악을 듣자


이지윤 비올라 독주회(세라믹팔레스홀 초청연주-월요일에 만나는 비르투오조)를 다녀왔다. 나의 옛 청음 제자이며, 현 수원시립교향악단 부수석으로 있는 비올리스트 이지윤 의 이번 독주회는 많이 듣던 독주 현악기, 바이올린 첼로 연주회 와는 차별된 비올라만의 독특한 매력이 쳄발로(주현정)와 앙상블을 이루며 바로크적 정취의 색다른 음색을 음미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원전악기(바로크와 그 이전의 고악기)의 느낌을 살려 '바로크 활'을 이용한 이날 비올라는 묵직한 특유의 음역에 한층 말랑하고 푸근한 소리가 첫 곡 '바흐의 비올라와 합시코드를 위한 소나타(G장조 BWV 1027)'에서부터 이지윤의 여유롭고 여성스런 연주로 청중을 매료시켰는데, 쳄발로의 가냘프고 섬세한 소리와 굵고 매끄러운 비올라의 고혹적이고 감각적 어울림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새로 알 수 있는 연주였다.

이어서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Suite No.5 BWV 1011)'을 비올라 독주로 들을 수 있었는데, 첼로 보다 높은 음역이어서인지 슬픈 느낌이지만 맑고 달콤한 음색이 전해졌다. 비올라 만의 중후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화려함도 있고, 특히 비브라토 없이 영롱하고 그윽한 '가보트1'의 연주는 옛 추억의 향수를 말하는 듯 매우 신비롭기도 했다.

안정감 있는 레가토(끊기지 않고 이어서 연결하는 표현)와 전체적으로 유연한 흐름으로 비올라의 매력을 한껏 돋보이게 하는 연주였다.

2부 순서에는 한국 초연으로 '비발디의 소나타(a단조 Op.14 No.7 RV44)가 비올라, 첼로(강미사), 쳄발로 3중주의 아름다운 연주로 소개되었는데, 극적이고 다양한 변주가 흥미로운 비발디적 개성이 잘 전해지는 곡(미출판 희귀 악보)으로 바로크의 균형미가 익숙하여 대중적으로도 사랑받을 곡으로 예상이 되었다.

마지막 곡도 한국 초연으로 작곡 전공인 나도 생소한 바로크 시대 프랑스 작곡가 M. Marais(마랭 마레 1656~1728)의 'Les Folies d'Espagne(1701)'을 비올라, 쳄발로, 기타(서정실) 편성으로 들려 주었는데, 역시 색다른 음색들의 조화가 멋스럽고 고풍스러운 맛을 주었으며, 목가적이며 경쾌한 민속 춤이 떠오르는 단조 음계의 짧은 곡들로 이뤄진 모음곡으로 흥미로운 한국 초연의 곡이었다.

환호와 큰 박수에 답하며 비올라, 첼로, 챔발로 연주로 앵콜곡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망각 Oblivion'이 비올라의 감성적 음색으로 더욱 슬프고 아름답게 흘렀다.

신선한 악기 편성으로 클래식의 실내 앙상블의 새로운 소리를 경험할 수 있었던 이날 연주회는 바로크 음악과 비올라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간으로 일관성 있는 선곡과 특징적 분위기가 인상적이고 아카데믹한 시도도 흥미로워서 이지윤 비올리스트의 다음 연주회가 벌써 기대된다(내년 8월 31일 예술의 전당에서 독주회가 잡혀있다함). 그 전에 그녀가 소속된 수원시립교향악단 연주회와 객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여러 실내 앙상블 연주도 기다려 봐야겠다.








핑백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