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관현악단 '만수산 드렁칡'-대규모 국악의 진한 울림 경험하다 음악을 듣자



국립국악관현악단 57회 정기연주회이자 '국립극장 국립레퍼토리시즌 국악'으로 진행된 '만수산 드렁칡' 국악 창작고 공연을 보고 왔다. 예전 합창단 단원(내가 지휘, 반주를 했던 직장인 합창단)이었던 지인이 현재 활동중인 '음악이 있는 마을'도 객원합창단으로 연주를 했던 이날 연주회는 근, 현대 한국음악 작곡가인 이건용 교수의 국악관현악을 위한 합주, 협주곡, 합창곡 등 다양하고 신선한 음악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연주회였다.

전통적 국악과 양악이 퓨전적으로 결합된 독특한 형식의 이날 연주는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객원합창단(음악이 있는 마을) 합쳐서 130명이라는 대규모 연주단과 지휘자와 독창, 독주자들의 독특하고 꽉찬 국악기 음색의 웅장한 공연이어서 클래식 전공자인 내게도 새로운 느낌의 음악회였다.

먼저 블랙 정장의 국악관현악단과 합창단이 입장하고 원일 지휘자와 바리톤 장철이 입장하여 첫곡 '만수산 드렁칡'을 연주하였다. 개량 가야금과 해금이 서양의 관현악 대열에서 첼로, 바이올린 부분의 앞자리에 자리하였고, 그 뒤로 피리류의 관악기와 타악기들이, 베이스의 보강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더블베이스가 가야금 뒤 무대 오른쪽에 자리하였다.

전통악기 특유의 애절한 울림과 국악 음계에 서양적 화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으며 비장한 느낌의 합창 하모니가 연결되어 나갔다. 중간 중간 강렬한 꽹과리, 태평소 등의 솔로 연결부가 극적으로 나오고 서양 성악 발성의 독창 연주 그리고 점점 빨라지며 휘몰아치는 전통 장단이 교대로 나오자, 황지우 시인의 연작시 '만수산 드렁칡' -일제강점기, 만주땅으로 떠났던 우리 민족들의 고통스런 애환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그린 시- 내용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했다.

첫곡의 강한 인상이 이어서 두 번째 해금 협주곡 '가을을 위한 도드리'로 이어졌다. 한국적인 한이 서린 섬세한 떨림 강한 소리부터 현란한 테크닉적 연주까지 해금 독주가 홀을 가르고 웅장하고 다이내믹한 국악관현악의 멋스러운 앙상블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관객을 매료시켰다.
역시나 우리의 빠른 장단이 밀려오는 클라이막스의 폭발적 연주는 엄청난 흥분감을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순서로 피리류의 부는 관악기들과 활로 켜는 현악기 아쟁이 오묘한 불협화음을 자아내며 실험적인 현대국악음악의 색다른 소리를 경험케 했다.

다음으로 가야금과 채로 현을 치는 양금이 청명하고 청아하게 흐르는 국악관현악 '저녁노래4'가 연주되었는데, 평화롭고 환상적이며 감미로운 분위기로 우리 국악기의 또다른 멋을 느낄 수 있었다.

다섯 번째 곡은 여창가곡 김보라와 합창단이 함께 하는 '청산별곡'이 연주되었는데, 익숙한 가사 '청산에 살어리랏다'로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가락이 반복되는 해탈과 한풀이의 분위기가 진한 곡이었다.

마지막으로 국악관현악 연주로 '산곡'이라는 전통적 제례악 형식의 곡이 연주되었다. 전에 경험했던 연주의 시작을 알리는 타악기 '박'이 한 번 울리고 앞 선 연주들과 달리 화성이 아닌 서양의 푸가 형식과 닮은 선율적 진행의 곡이었다. 장단이 점점 빨라지며 거대한 사물놀이 느낌의 흥겨운 장단이 터져 나오니 절로 발장단을 맞추게 되었다. 예상대로 마지막을 알리는 '박' 소리가 세 번 울리고 이날 연주가 끝났다.

박수와 함께 작곡가 이건용 교수가 마지막 인사를 하며 국악에 대한 새로운 감동을 깨닫게 한 특별한 음악회가 막을 내렸다. 합창에 수고가 많았던 지인과 로비에서 짧게 인사를 한 후 약간 쌀쌀하지만 상큼한 가을밤 공기를 맡으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을 나섰다.
앞으로 다양하고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국악 관련 음악회가 대중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기를 기대해 본다.



덧글

  • 쩌비 2012/11/16 09:51 # 답글

    관현악과 국악이라, 이런 퓨전도 있군요. 국악이 좀 더 대중화 됐으면 하는 바람이 ^^
  • realove 2012/11/17 08:36 #

    네, 전통 그대로의 국악관현악과는 좀 더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이더군요. 우리의 멋진 국악이 다양한 모습으로 많이 사랑받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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