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 가슴 저린 류승범의 멜로 연기 영화를 보자



일본 미스터리 소설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2006년 나오키 수상작 [용의자 X의 헌신]을 원작으로 한 한국 영화 <용의자 X> 시사회를 다녀왔다.

이미 원작 소설과 동명의 일본 영화를 본 이들이 많고 나도 영화를 이미 접했기에 우리나라 작품에 대한 좀 다른 해석을 기대하고 있었고, <오로라 공주>의 방은진 감독 역시 이미 다들 알고있고 접한 작품이라 다른 관점과 구도로 각색하였다 했는데, 그 선택은 여성 연출가로서 감성을 잘 살려 좀 더 밀도있는 멜로 드라마로 풀어 기대 이상의 절절한 여운을 남긴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물론 원작의 스릴러와 미스터리 사건의 해결 과정, 천재 수학자 주인공과 그가 만들어 놓은 풀 수 없는 문제, 알리바이를 밝히려는 물리학자 간의 대결이란 흥미롭고 강렬한 재미는 감소했다. 일본 작품에서 연작 형식을 띈 '갈릴레오 물리학자의 추리'라는 부분을 삭제하는 대신 이 영화는 가혹한 현실에 갇힌 한 여성과 그녀를 사랑하여 헌신하는 소심남이자 천재 수학자인 주인공의 감성과 드라마가 매우 촘촘하게 펼쳐져 있다.

사건의 초입에는 그저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이나 사회성 결여의 외톨이 수학 교사 '석고'였다. 하지만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그에 대한 드라마를 조금씩 비추면서 알고 보면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음악의 화음을 연결시키는 감수성의 소유자로서 조용히 한 여인을 바라보는 진지한 남자임을 서서히 얘기하고 있다.

이렇듯 쌓여진 감정의 켜들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이 영화의 핵심인 천재 연기자 류승범의 섬세하고 절절한 감성 연기가 비극적 살인 사건이란 소재까지 융합하여 견고히 붙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조금 면밀히 따라가는 관객이라면 영화에 전적으로 젖어들어 공감하게 됨을 알 수 있다. 원작과 다른 관점이나 오히려 상당히 깊이 있고 신선한 해석이라 하겠다.

주인공의 과거를 오가는 드라마 속 수학이란 화두 그리고 천재 수학자의 사랑과 사건의 진실, 이런 여러 다각적 사연과 이야기가 미묘하고 아이러니하게 얽히면서 인물간의 세밀한 심리묘사가 변신의 천재 류승범을 비롯해 청아한 미모의 이요원, 노련하고 집요한 형사이자 석고의 동창생 역 조진웅 등의 기가 막힌 연기로 펼쳐져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참, 감초 역할로 노홍철 닮은 형사 김윤성도 주목할만하다.

일본 작품에서는 미스터리 범죄라는 쟝르적 재미는 기억이 나는데, 후반의 전율은 그리 크지 않았던 기억이다. 반대로 이번 <용의자 X>에서는 평이하게 느껴지는 듯한 사건의 중반 전개였지만, 결말부에서는 이야기를 끝까지 다 보고서야 가슴으로 전해지는 강렬하고 가슴 저린 감수성이 소름이 올라올 정도였다. 구도적 변화와 각색으로 멜로 드라마적 둔중한 연출과 우리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에 의한 결과인 듯 하다.

<시체가 돌아왔다>에서 그리도 똘끼를 만방에 펼치며 배꼽을 빠지게 하더니, 이번엔 누구도 하기 힘든 다 연소하는 완전한 사랑을 보여주며 가슴 먹먹하여 눈물 올라오게 하는 류승범, 그의 변신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원작의 편견을 조금 떨친다면 또다른 느낌의 감성 멜로 드라마적 범죄 미스터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우리 영화 <용의자 X>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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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10. 17 오늘의 추천글 ~^^

덧글

  • 쩌비 2012/10/15 15:26 # 답글

    원작영화가 후반에 임펙트는 확실이 없었죠. 그냥 범죄물의 전현 다른 이야기 전개정도랄까? 스토리만 좋았다는 생각였는데.
    이 영환 어떨지 사뭇 궁금해 지네요. ^^
  • realove 2012/10/17 13:45 #

    네, 원작과 차별된 전개가 후반에 가서 큰 임팩트를 줍니다. 류승범의 또다른 모습도 대단하구요^^
  • 하늘까시 2012/10/17 13:13 # 답글

    영화를 아직 감상하지는 않았지만 원작에 재미를 보강해서 만들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 realove 2012/10/17 13:47 #

    네, 감성적 깊이가 느껴져 원작의 미스터리 추리의 재미와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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