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우리나라에서도 흥행과 사랑을 받았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부터 내가 본 작품 위주로 나열해서 <환상의 그대>(2010), <왓에버 웍스>(2009),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2009), <스쿠프>(2006> 그리고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1996)등 수많은 다양한 작품을 만든 미국 영화 감독이자 코미디언, 작가, 클라리넷 연주가, 전직 복서 그리고 배우인 거장 우디 앨런의 작품과 생애를 간추려 놓은 다큐멘터리 영화 <우디 앨런: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시사회 및 시네마토크를 다녀왔다.
1935년 생으로 십대부터 개그 작가로 돈을 벌고, 코미디언과 자신의 창작력을 쏟아 낸 독특한 영화들을 감독하고 연기한 그의 광대한 분량의 자료 영상과 그의 영화계의 지인, 배우들과 여동생 등 가족들의 증언을 그가 만들고 출연한 영화 장면들과 교대로 편집한 꼼꼼한 다큐멘터리였다.
개인적으로 최근작에 편중된 감상을 했지만, 남다른 유머와 지적이고, 영리하고 예리한 풍자, 거기에 귀엽고 낭만적인 희극적 개성에 이미 반한 내가 잘 몰랐던 우디 앨런의 생애 전체적인 정보와 영화 이야기가 한 순간도 놓힐 수 없이 빼곡히 나열되고 있었다.
그의 영화의 주요 무대였던 브루클린과 50년대에서 70년대의 전반적 미국 대중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그의 작품들 속 변화된 이야기들, 웃음 철학과 끝없는 인간과 세상사에 대한 관심과 질문 등 세기적 최고의 수다쟁이, 익살꾼, 천재 이야기꾼의 놀랍고 독특한 삶과 영화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어서 매우 소중하고 유익하고 재밌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의 영화의 뮤즈이자 사랑, <애니 홀> 때 정말 아름다웠던 다이안 키튼과 <악마의 씨>(1968)와 <비카인드 리와인드>(2008)로 내 기억에도 선명한 전부인 미아 패로우 그리고 현재의 부인 순이, 그에 관련된 스캔들과 그의 자유롭고 시크한 면모까지 흥미진진하고 궁금했던 뒷얘기도 담겨 있었다.
게다 그의 작품에 출연했던 많은 스타들, 존 쿠색, 스칼렛 요한슨, 숀 펜 등의 이야기와 영화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흐르고, 개인적으로 다음에 꼭 봐야지 하는 주옥같은 작품들 소개 프로그램으로 다가오기도 하여 초집중 감상이었다. 특히 제50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애니 홀>(1977)에 관한 많은 언급이 나와 조만간 영화를 꼭 봐야지 했다.
감독 데뷔 이후 거의 매년 한 편씩 40여 편의 독창적이고 획기적이며 화제를 모았던 장편 영화들을 만들고 있는 그의 샘솟는 창작력과 나이와 무관한 시대를 읽는 감각과 예술적 천재성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감독에 관한 다큐에 이렇게 풍부한 자료를 담은 것도 드문 듯하고 부모의 장수 유전자를 받은 우디 앨런 감독의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파리와 예술과들의 낭만적인 만남을 환상적으로 그린 <미드나잇 인 파리>까지 그의 유머, 개그, 코미디와 영화에 대한 열정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며, 재밌고 파란만장한 그의 살아온 이야기를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공유하기를 권한다.
영화가 끝난 후 이준익 감독(영화 감독다운 해박한 지식과 언변을 보여주었으며, '애니콜, 우리아들' 등 발음 실수로 관객에게 큰 폭소 선물도 줌)과 김형석 영화평론가와 함께하는 '씨네마 토크'가 이어져 중요 내용을 정리해 본다.


*첫 질문은 내가~:<애니 홀>이 자전적 이야기를 다루었다 하는데, 어느 정도인지...
=김형석 평론가:전체적으로 비슷하나 구체적 배경이나 세부사항은 허구, 스탠딩 개그 시절 장면은 거의 사실임.
=이준익 감독:영화 <애니 홀>은 미국 사회의 전반적 현상, 배경과 맥락을 같이 하며, 유럽에 비해 문화적 열등감이 강한 미국이 과한 권위주의를 내세우자 그 반작용으로 채플린이나 히피 등의 문화가 쏟아지는 미국 대중문화 전성시대인 70년대의 모습을 영화가 담고 있어, 기승전결 없는 이야기지만 아카데미상을 받는 등 큰 의미를 지닌 영화임.
뉴욕의 비판적, 냉소적 지식인인 우디 앨런의 시각, 이 다큐에서 마지막 우디 앨런의 대사 "다 이룬 것 같지만, 난 아직도 꼬인 것 같지?"를 통해 대변되어 큰 감동을 받음.
*우디 앨런 영화 중 추천작 & 그의 특성...
=김형석 평론가:<카이로의 붉은 장미>, <범죄와 비행>
천재임에도 불구하고 아닌 척 하는 그의 독특한 매력, 우디 앨런의 영화는 한 가지 시선이 아닌 팬들 마다 다양한 관점과 감상을 하게 된다는 특이점.
=이준익 감독:우디 앨런 작품을 진짜 재밌게 보려면 전반적인 문화, 정치, 배경의 지식을 알아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음.
기술자가 아닌 예술가의 진정한 포스를 이 다큐에서도 볼 수 있음.
가직석이지 않은 솔직한 인간성, 김기덕과 홍상수 그리고 큐브릭 감독 -다큐 <큐브릭의 초상>을 통해 알 수 있음- 등 신념있는 감독에 대한 찬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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