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최전방에 기적이 연주되다 영화를 보자

현재 분재 중인 비극의 현장,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기적같이 울려퍼진 한 오케스트라의 감동을 생생히 기록한 2005년 독일 다큐멘터리 영화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시사회를 엄마와 감상하고 왔다.

먼저 낯설게 느껴지는 긴 제목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에서 자란 성장 배경을 기졌고 정상급 피아니스트이자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종신수석지휘자로 활동 중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1999년 팔레스타인 출신의 세계적 석학인 에드워드 사이드 교수와 함께 이스라엘과 중동계 출신 젊은이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를 독일에서 시작하였는데, 그 오케스트라의 이름이 서양과 동양의 소통을 노래한 대 문호 괴테의 작품에서 이름을 딴 '서동시집 오케스트라'가 된 것이다.

얼마 전에도 포럼을 다녀와 블로그에 소개한 바 있는데(
http://songrea88.egloos.com/5662047), 요즘 세계적으로 퍼져가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음악 운동 '엘 시스테마'가 가난과 마약에서 아이들을 구하고 새로운 희망의 장으로 오케스트라가 대활약을 펼쳤다면, 이 영화는 그 보다 더 나아가 인류애와 평화의 가장 큰 해법이자 실천으로써 현대음악계의 큰 지도자인 지휘자 바렌보임과 각기 다른 국적과 종교, 문화의 젊은 음악인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숭고하고 용기있는 몇 년간의 행보를 소개하는 큰 의미의 다큐멘터리였다.

오케스트라의 우여곡절을 생생하게 확인하며 어느 영화나 다큐에서도 얻기 힘든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전하는 이 이야기는 <기적의 오케스트라-엘 시스테마>로 잘 알려진 
파울 슈마츠니 감독의 깊이있는 음악적 조예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에서 특별히 맛볼 수 있는 진중하고 진솔한 메시지와 1999년 젊은 요요마(세계적 첼리스트)를 비롯해 바렌보임의 피아노 연주와 출연자들이 직접 연주하는 클래식 관현악 명곡들 연주의 핵심적인 부분을 잘 살려 은은하고 전율 넘치는 뭉클한 음악의 감동까지 끌어내는 품격있는 작품이었다.

자살폭탄 테러나 무력 동원 강제 점거 등 살벌한 그곳의 이야기를 뉴스에서나 듣곤 했지만 나와 같이 클래식을 전공하고 사랑하는 그 지역의 음악인들이 직접 인터뷰로 상황을 설명하고 또 그들 사이에서의 간극을 줄이기까지 여러 논쟁과 이해의 과정 그리고 서로 눈을 마주치고 웃으면서 훌륭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대하니 매우 흥미롭고 감동스러웠다.  

작은 땅덩어리에 너무나 복잡한 역사가 얽혀 있는 특수한 그 지역의 문제에 대해 세부적인 지식도 얻을 수 있었고 이스라엘 유대인의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된 독일과의 과거 역사가 깊이 자리하여 발생하는 사연 등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인류의 얽히고 설킨 많은 갈등들이 보는 이의 많은 사고를 이끌기도 했다.

아무튼 어느 것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음악이란 가장 보편적이고 위대한 매개체를 통해 예상치 못한 놀라운 일을 하나하나 해 나가는 광경에 음악과 관련 없어도 누구라도 오케스트라의 하모니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한편, 그야말로 '조용한 혁명'인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의 여정에는 역시 거장의 음악인이라는 존재와 위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부각되고 있는 재능기부에 대한 의미를 짚어볼 수도 있었다.

폭력에 내몰리는 그 지역 아이들에게 음악이라는 동기부여도 매우 강한 의미로 전해졌는데, 공연 후 바로 지휘자가 몸소 느낀 것이 음악을 통해 그곳 사람들의 마음 속 미움이 사그라졌다는 것이다.

여러 시간과 공간을 다이내믹하게 오가며 영화는 어느 극영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살떨리는 리얼 그 자체의 긴장된 극적 상황을 마주하게 한다. 바로 위대한 음악인일 뿐 아니라 양심적 지성인으로서 단호함을 보여 준 지휘자 바렌보임이 이스라엘 한 재단에서 공로상 수상 소감을 할 때의 장면이었다. 현실의 살벌함과 반감의 골이 어떠한지 그 장면에서 그대로 보여져 심장이 겁나게 뛰었다.

작년에 이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웨스트 앤 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바렌보임의 광복절 기념 임진각에서 평화콘서트도 있었는데, 그 때 직접 가보질 못한게 지금 많이 후회가 되기도 했다. 그래도 이 다큐 영화를 통해 최전방의 기적에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최악의 고통이 존재하는 그곳, 그만큼 마지막 희망임을 감지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절실함이 전해지며, 위대한 음악 정신을 통해 결국 분쟁의 최전방, 팔레스타인의 임시 수도 라말라에까지 베토벤의 '운명'이 울려 퍼질 수 있을지 그 초긴장과 감격과 숭고한 순간을 영화를 통해 꼭 경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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