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람> 오싹하고 슬프고 웃기고... 영화를 보자

<아파트>,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내가 정말 재밌게 봤던 
강풀의 웹툰이 또 한 번 영화화 되었다. 현재 제작 중인 <타이밍>과 <26년>까지 그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있는 중에 최근에 봤던 공포 스릴러 만화가 동명의 영화 <이웃사람>으로 개봉하게 되어, 바로 전 시사회를 보았다.

강풀의 만화는 영화를 보는 듯한 완벽한 구성과 스토리 흐름이라 거의 영화 시나리오나 콘티라 할 수 있게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작품인지라 대개의 작품이 영화화할 수 밖에 없지만, 정작 영화가 나오면 상대적으로 영화가 손해를 보는 느낌도 꽤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꼼꼼하고 균형 잡힌 완성도 높은 원작을 놓고 섣부르게 변형을 가할 수 없으니 결국 원작에 충실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영화 제작과 감독 입장에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강력한 연기자들이 된다.  

이번 <이웃사람>도 배역에 최대한 부합하는 쟁쟁한 연기자들에 그 포커스가 맞춰졌으며 스토리 흐름은 원작과 거의 흡사한 작품이었다. 그런면에서 상당 부분 성공적이라 할 수 있었으며, 특히 올 상반기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범죄와의 전쟁>에서 건진 걸죽한 신인
김성균이 연쇄살인범으로 등장하여 기가막힌 캐릭터를 보여줘 영화 시작부터 이미 간담이 서늘해졌다.

죽은 딸이 매일 찾아오는 202호, 이웃에는 조폭 분위기의 외강내유 스타일의 사채업자
마동석이 살고, 뭔가 과거가 있는 듯한 경비원 천호진, 끝까지 웃음에 한 몫 하시는 가방가게 주인 임하룡 등 우리 주위의 보통 사람들과 그 속에 숨어 있는 흉악범죄자 사이의 복잡하고 교묘하게 얽힌 여러 갈래의 드라마가 한참 나열되어, 다소 산만함이 없지 않았다.

다시 말해 원작과 같이 이 작품은 범인과 범죄 상황이 애초에 다 드러나는 독특한 구도를 가졌기에 의문으로 시작하며 일이 커져가고 범죄가 해결되는 일반적 형태의 한 방의 극적 도달 방식과 달리, 많은 등장 인물들의 다각적인 드라마의 에피소드와 계속되는 반전 그와 동시에 조각들이 채워지면서 마지막에 완벽하게 들어 맞는 절묘한 짜임새에 그 감상 포인트가 있다 하겠다.

그런 면에서 만화와 달리 더욱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범죄에서 오는 공포와 스릴러의 묘사가 실제로 한기를 받을 만큼 오싹하였다. 그 외에 인물들의 구구절절 사연들과 엉뚱하게도 쑥 들어오는 코미디까지 구수한 연기자들의 열연이 내내 영화에 집중하게 했다.

<하모니>, <심장이 뛴다> 등에서 '눈물의 여왕'이란 타이틀을 얻은 
김윤진과 <아저씨> 때에 비해 많이 큰 김새론 양의 장면에선 참을 수 없는 뜨거운 눈물을 막을 길이 없었고, '추격자 4885'를 연상케 하는 장면도 있는 등(피자 오토바이) 다양한 쟝르를 이리 저리 누비며 여러 가지의 재미와 흥미가 가득하여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고 했다.

반면 원작을 보지 않은 입장에서 본다면 조금은 다른 인상을 주었을 듯도 하다. 결국 전혀 다른 이야기들의 결들이 산만하게 치고 빠지고 하느라 방대한 원작에 대한 부담감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나기도 했다.

상상할 수 없는 현실, 지금의 대한민국의 단면을 한 작품에 담은 시사적이고 풍자적 그리고 다채로운 흥미 요소가 듬뿍 담긴, 원작을 어느정도 잘 따라간 영화로서 <심야의 FM>, <하모니>의 
김휘 감독이 지휘했는데, 굳이 옥의 티라 한다면, 여중생 역할을 1인 2역으로 하여 그런 티가 무지 나는 가발을 꼭 씌워야 했는지, 좀 아쉽다.

암튼 결론은 싱크로율 100%에 근접한 연기자들의 열연과 호흡이 최고인 한국 스릴러 영화 <이웃사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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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옥탑방연구소장 2012/08/25 09:12 # 답글

    http://toplab.egloos.com/724420

    개인적으로는 강풀작가님의 영화들중에서는 가장 재밌게 봤다고는 생각하나,, 역시 방대한 스토리라인과 그림을 영화로 옮기는것은 전작들에서 이미 증명했듯이, 힘든것같습니다. 그래도, 머 선방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원작을 모르는 분들은 더 재밌게 봤을 듯해요. 하지만, 전체적인 키포인트를 잡지는 못했을듯,,

    제가 생각하는 키포인트는 경비아저씨의 뒷이야기인데,,, 아마도 이게 진짜 <이웃사람>의 대표적인 개인史라고 생각되는데, 이게 없어서,, 경비아저씨의 첫번째 상상속인물의 존재에 대해서 관객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모르는 분들은 김정태씨를 귀신으로 봤을수도...ㅡㅡ;;;;
  • realove 2012/08/25 13:32 #

    귀신은 맞지요. 경비 아저씨만 보이는 환영이겠지만....
    원작처럼 차근차근 잡아서 미니시리즈 정도로 나왔으면 어떨까도 생각이 드네요.
    암튼 저도 선방이라 생각^^
  • 역사관심 2012/08/25 12:01 # 답글

    재밌겠네요. 그런데 한국영화들...잔인하거나 살벌한 모습들 조금 이젠 지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들이 자꾸 사회분위기를 고양시키는 측면도 분명 있어보이구요..
  • realove 2012/08/25 13:35 #

    잔학한 살인 위주의 집중적 범죄영화라면 그럴 수 있고,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 미디어의 문제이지요...
    이 작품은 판타지적 호러적 쟝르와 코믹한 드라마를 기용하여 범죄에 대한 비판을 나름대로 잘 풀었다는 점에서 괜찮았다 생각이 듭니다. 원작이나 영화를 보시길 권합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 미도리 2012/08/25 14:18 # 답글

    임하룡, 김윤진, 강풀, 천호진은 진짜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포스터네요(?) 아직 안 봐서 잘 모르지만,, 꽤 재미있을 듯 .. 호러 & 엽기 & 퐌타스틱 할려나 (!?)
  • realove 2012/08/25 14:22 #

    미도리님, 오랜만이시네요^^
    이웃사람은 워낙 원작이 좋아서 아기자기한 다양한 스토리의 맛이 제대로입니다. 보시길~
  • cahier 2012/08/27 13:50 # 답글

    원작 안보고 봤는데 경비원 친구는 거의 바로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환영이구나, 생각했어요^^
    영화 재밌었는데 중간중간 너무 질질 끈다는 느낌도... 집에서 디비디로 봤다면 스킵했을 거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려면 차라리 속도감있는 교차편집 같은 거 어떨까 생각했어요. 숏컷이나 매그놀리아 같은 그런 느낌을 냈어도 꽤 좋았을 거란 생각..
  • realove 2012/08/28 10:14 #

    네, 저도 그런 아쉬움들이 좀 느껴지긴 했는데, 방대한 원작을 그 정도로 옮긴 것도 생각해보면 꽤 괜찮았던 듯 해요~ 긴장감 높은 장면들도 꽤 잘 살아있고요...
    암튼 다양한 재미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한국영화라 좋았지요.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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