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필로우맨> 프레스콜-잔혹한 이야기에 푹 빠져 각종 공연,전시회에 가자



2003년 초연, 세계가 주목한 브로드웨이 연극 <필로우맨>이
윤제문최민식 출연의 2007년 초연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2012 한국 무대로 돌아와서 기자 초청 공연을 보고 왔다.

먼저 새단장한지 얼마 안 된 두산아트센터의 깔끔하고 멋스런 시설의 공연장이 눈에 들어왔고, 방송국 카메라를 비롯해 많은 기자들이 자리하고 있는 연극 전용관 Space111로 입장하니 큰 공간은 아니지만 비교적 안락한 의자가 마음에는 들었다. 하지만 객석의 경사 각도가 적어 앞사람에 시야가 가려지는 단점이 약간 아쉽기도 했다.

아무튼 연극 <필로우맨>은 주인공 '작가'와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의 액자구도인 동시에 좀더 다면적인 극중극의 흥미로움과 쟝르의 경계를 넘는 현대적 감각의 스릴러 연극의 재미를 극대화한 작품으로 평단에 이미 검증받았으며, 이 작품의 작가인 21세기형 쳔재 예술가라 불리는
마틴 맥도나는 <필로우맨> 이후 영화감독으로서 <킬러들의 도시>(2008)로 액션과 스릴러, 유머를 조합한 영화로 호평을 받았으며, 오는 2012년 하반기에는 그의 두 번째 장편 <Seven Psychopaths>도 개봉할 예정이라 한다.

드디어 본 영극이 시작되고 억울하게 취조를 당하는 듯 보이는 이야기꾼 소설가 '카투리안'과 말꼬리를 잡으며 신경전을 줄기차게 벌이는 형사들과의 다소 느린 템포의 서두가 진행되었다. 잔인한 범죄를 소재로 한 소설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이야기 해주는 장면들이 영상과 음악을 배경으로 초현실적으로 삽입이 되는 이 연극은 야비한 공권력의 횡포로 보이는 지리한 감이 있는 초반 이후 옆방에서 역시 취조를 당하는 작가의 형 정신지체 증상이 있는 '마이클'의 등장으로 기가막힌 이야기의 뼈대가 서서히 드러나며, 본격적인 진실공방이 펼쳐지니 관객도 점점 의심과 의문에 집중하게 되었다.

주인공 형제의 유년기의 사연과 작가의 소설들이 다양한 연출에 의한 잔혹 판타지극의 영상과 음침하고 공포스럽고 으스스한 분위기의 묘한 매력으로 펼쳐져 어느새 이야기 속에 푹 빠지고 말았다.

제목 '필로우맨' 즉 베개인간이란 무시무시한 잔혹 동화가 소개되고 삶은 끔찍하고 피할 자유가 있다는 소름끼치는 잔인한 현실에 대한 역설적 풍자가 계속되니 그 강렬한 이야기 보따리에 모두들 귀를 쫑긋, 눈도 부릅뜨며 스토리텔링의 진한 맛에 매료되었다.

얼마 전 한국공포 옴니버스 영화 <무서운 이야기>에도 쓰였지만,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 처럼 '카투리안'이 들려주는 섬뜩한 동화가 극으로 달하며 가학적이고 폭력적 스릴러가 긴장감으로 조여 오지만 묘하게도 웃음이 터지기까지 하며, 그 치밀한 스토리 짜임새에 어느새 감탄하게 된다.

휴식 시간이 있은 후 본격적으로 모든 인간은 상처 받고 증오하고, 단정할 수 없는 선과 악, 평범과 광기, 환경과 인간의 선택 등 복잡한 사고를 이끌게 하였다. 공연 내내 시공간을 벗어난 공포환상특급 여행을 경험케 하는 스릴러 판타지 연극 <필로우맨>은 상식적이지 못한 엔딩에서의 처벌 장면이 석연치는 않지만 계속해서 예상을 벗어나는 반전과 예리하고 정교한 진실 찾기의 심도있는 스릴감으로 관객을 쥐고 흔들었다.

한편 전체적으로 다소 늘어지고 대사의 반복도 많고 디테일한 묘사로 공연 시간이 길다는 점이 관객 입장에서 다소 힘들기는 하나, 젊고 기량있는 배우들의 불꽃 연기, 특히 정확한 대사 전달에 의한 틈 없이 쏟아지는 이야기가 팽팽하게 유지되어 웰메이드 연극의 진수를 제대로 맛보게 하니,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듯 하다.








덧글

  • fridia 2012/08/17 16:22 # 답글

    확실히 연극은 최초 본 작품에 크게 데인지라.... 지금까지 연극은 최초에 본 작품 하나를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감상하러 간 적이 없네요.... 그에 비해 오페라나 뮤지컬같은 경우에는 거의 마니아인지라 유명 작품들이 내한할때는 꼭 감상하러 가는데 말이죠.
    하필 처음 보러 간 작품이 '고도를 기다리며'.....였지 말입니다.....
  • realove 2012/08/20 08:44 #

    저도 대학 때 '연극의 이해' 수업 통해서 '고도를 기다리며' 처음 봤는데, 그런 트라우마는 없네요...ㅋ

    무슨 분야든 다양함이란게 있으니, 편견이나 트라우마를 이번 기회에 깨보심이...
    1950년대의 실험적인 부조리극이 수많은 상업적 오락적 재밌는 연극을 막는 건 약간 이해가 안 가는데요;;;

    이 작품 '필로우맨'은 정말 진한 이야기의 맛을 느끼게 해줄듯해요. 제 중학생 조카도 긴 시간 매우 집중해서 재밌게 감상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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