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여자 귀신이 등장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헐리우드 사이코패스 묻지마 살인극 보다 더 무섭기에 이번에도 영화 보고 밤에 잔상이 남을 것을 두려워하면서 영화 <두 개의 달>을 주말에 보러 갔다.(이글루스 예매권 당첨) 마침 주인공들과 감독의 무대인사도 있었는데, 멀리서 보기에도 김지석은 스타일 참 좋았다.
아무튼,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모를 세 남녀를 따라 영화는 미스터리의 답을 찾아 가는 으스스하면서 호기심을 매우 잡아끄는 재미와 김지석과 <써니>에서 욕하는 소녀를 확실하게 연기했던 박진주의 거의 현실과 같은 자연스런 연기로, 기존의 과장된 공포 영화 톤과는 다른 느낌을 주며 드라마적 재미로 먼저 눈낄을 끌었다. 박한별은 미모를 톡톡히 맡고 있고...
그러던 중 광적 발작 장면에서 신들린 연기가 폭발하고 어둠 속 머리카락이 주뼛해지는 서늘한 공포의 제맛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미심쩍은 인물의 암시와 조금씩 과거의 사연과 각자의 기억이 비춰지면서 은근한 이야기의 몰입이 슬슬 익어갔다.
보편적 기존의 구도와는 다른 새롭고 감각적인 공포 공식은 얼마전 <캐빈 인 더 우즈>와 닮은 듯도 하면서, 한편 현실적이고 일반적인 주변의 괴담이나 불교적 세계관과 연결을 시켜, 관객의 공감을 꽤 크게 이끌었다. 또한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인물들을 돌아가며 의심케 하는 다각적이고 미묘한 전개로 팽팽한 긴장감이 지속되었고, 날카로운 간접적 통증을 경험하게도 했다.
공포적 분위기 조성에서 크게 차지하는 음향효과도 물론 좋았지만, 이 영화는 무엇보다 시각적 공포가 과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이라 하겠다.
한정된 공간의 의문 가득한 독특한 설정과 순간순간 심장을 조이고 오싹함으로 뒷목이 당기는 공포 본연의 정통적인 맛을 적절하게 교차시켜 극적 긴장감을 잘 잡아 준 것이 주요하다 하겠고 또한 다양한 빛의 노출과 카메라 회전 등을 통해 강렬하고 신들린 배우들의 열정적 연기들을 은근하지만 강렬하게 살려내었다.
탄탄한 구도 위에 밀고 당기는 스토리와 눈을 못떼게 하는 강한 서스펜스, 관객을 혼돈에 빠뜨리는 독특한 플롯, 맛깔난 스토리텔링의 재미까지, 간만에 무섭지만 나중에 뒤끝으로 남아 찝찝하거나 하지는 않은, 재밌는 한국 공포 영화라 할 수 있다.
엔딩에 부가적 장면이 다소 덧붙인 인상으로 남지만, 아무튼 섬뜩하고 비애감 가득한 이 영화의 이야기 속을 들어가 올여름 잠시 피서로 삼으면 좋을듯.




덧글
한미모에 호러 연기도 썩 괜찮은 편이고... 다만 김지석의 발연기가 참.... 이번 영화에서는 어떨런지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박진주라는 친구는 처음 들어본 이름인데 신인인가봐요?
최고 히트작 <써니>를 안 보셨나보네요. 그 영화 보면 박진주의 통통 튀는 매력을 바로 아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