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의 사람>조선의 흙이 된 최초 한류팬 실화 영화를 보자

1914년 경성(서울)의 세밀하게 표현된 원경이 펼쳐지고, 조선의 백자를 "눈으로 보는 음악"이라 말하는 감수성과 예술성 풍부한 한 일본인이 있다. 일제 감점기 일본인 중 유일하게 한국인에 의해 보존되고 있는 무덤의 주인공 '아사카와 타쿠미'에 관한 휴먼 드라마 <백자의 사람> 시사회를 보고 왔다.

조선인을 노예로 보는 순사 등 일본의 분통 터지게 하는 만행들이 횡헹하던 그 시대에 녹화 사업을 맡은 의기충천한 일본인 '아사카 타쿠미'의 시대를 앞선 평등, 박애정신과 소신있는 역사 속 모습을 하나하나 그리고 있었다.

그 시대에도 바르고 의로운 의식을 가진 일본인이 있었다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자국의 악행에 대해 죄송해할 줄 아는 사람이 그렇게 존재하고 있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니 심히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따뜻하고 순수한 백자를 닮은 타쿠미가 어린애같은 천진난만함을 보이며 조선의 말도 배우고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장면들과 에피소드들이 미소를 짓게 했다.

3.1운동과 1923년 9.11 일본 대지진 때에 있었던 처참한 우리의 서럽고 억울한 역사와 사건들도 비춰지며 현재도 진행중인 일본의 개탄을 금치 못할 짓거리들이 떠올라 혈압이 또다시 상승했으며, 한편 전혀 다른 정서와 문화의 조선과 일본의 모습이 교차되며, 단순한 이편저편의 문제가 아닌 복잡하고 미묘한 관점과 시각차 등 그 시대 사람들이 겪었던 격분과 갈등들이 피부로 와닿았다.

길고 많은 분량의 역사를 짚어가는 과정이 다소 급해 보이거나 투박한 이야기 흐름이 있었지만, 우리가 몰랐던 양심을 실천한 이들을 새로이 볼 수 있었고, 조선의 문화와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였고, 시대를 앞선 환경운동가인 일본인 타쿠미에 관한 이 이야기를 영토확장 야욕에 우기기로 전념하는 지금의 일본이 보고 배웠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다.

유일하게 조선의 애도를 받은 타쿠미의 이야기는 일본 고교생 필독서로 선정되어 200만부 판매 기록의 스테디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일본 
타카하시 반메이 감독이 일본영화 최초로 객관성을 띈 한일 역사를 다룬 의미있는 작품이며, 나아가 한일 양국의 문화적 가교와 오래 묵은 반목의 관계에서 작은 희망의 씨앗을 일깨워주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선정 제1회 외국영상물 로케이션 지원사업 대상의 이 작품은 일본 배우
요시자와 히사시와 우리 배우 배수빈의 연기 호흡도 좋고, 세대를 불문하고 함께 감상하면 좋을 휴먼 실화이다.


덧글

  • fridia 2012/07/11 14:49 # 답글

    이런 영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이런 영화가 나왔군요. 오히려 국내에서 개봉됐던 한일을 주제로 다뤘던 영화들보다 훨씬 나은듯 싶습니다.
  • realove 2012/07/13 08:31 #

    일본영화로써 이런 소재와 주제는 의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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