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유쾌한 코미디, 슬픈 외침 영화를 보자

네티즌들과 평론가들의 비교적 높은 평점을 받고, 관객 입소문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 퀴어(동성애)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일명 '두결한장'을 보고 왔다.

게이, 레즈비언을 중심으로 다룬 점에서 비교적 낯선 상황과 장면들이 영화 서두부터 나오지만 대개의 무겁고 진지하기만 한 국내 퀴어 영화와 달리 유쾌한 코미디와 명랑한 드라마가 전개되어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이미 오랜 인류 역사의 기록을 통해 동성애가 늘 존재하였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법적 동성부부를 인정하는 추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상황에서 이 영화가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에 주목하며 감상을 했다.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우리사회에서 그들이 선택해야하는 안타깝고 특별한 일들이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어졌다. 제목에서의 '두 번의 결혼식'은 물론 평범한 결혼식이 아닌 '위장 결혼'과 또 다른 결혼식이다. 영화는 유난히 뿌리깊게 박힌 우리 문화의 성역할 고정관념과 '다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인 '틀렸다'라고 치부하는 독선적, 편협적 민족 성향이 결합되어 소수자들이 받아야하는 왜곡과 부당함에 대한 메시지가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감각적 코미디 드라마에 잘 결합되어 있었다.

중반까지 유연한 드라마와 로맨스가 이어지며 동성애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관객들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는 사람인 그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운 사정이 어느정도 이해로 다가올 듯 했다.

영화가 호소하는 중심 이야기에 힘을 실으면서, 치료해야 하는 전염병 환자 취급 당하고, 배우도 아닌데 연극을 하며 이중생활을 해야하는 남다른 사정이 펼쳐지고, 그들 주위의 몰지각한 이들의 생각 없는 행태들에 슬슬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이, 근래들어 드라마 영화 중 가장 임팩트있는 클라이막스라 하겠다. 주인공
김동윤이 감춰뒀던 감정을 폭발력있게 분출하는 오열 장면은 대단히 훌륭했고, 최고의 몰입감을 이끌어냈다. 그렇게 태어난 죄에 죄송해야만 하는, 인간 존엄성이 붕괴된 이 사회에 대한 그의 외침에 슬픔이 몰려와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잠시 얼마전 감상 중 분통이 터져 심히 격노했던 <더 스토닝>에서 느꼈던 감정이 다시 올라왔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고 있는 것인지,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하는 환멸감과 속 터지는 억울함이 극에 달했다.

적어도 급진적 의식변화까지는 아니어도 각자의 인권 보장에 대한 올바르고 건강한 의식은 현대 사회의 기본 아닐지... 왜 무지를 무기 삼는지... 자기혐오를 강요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고통인지 영화는 강약고저의 극적 구성으로 강한 페이소스를 보여줬다.

다양한 캐릭터와 깜찍한 코미디 그리고 쉽게 사라지지 않을 가슴 울리는 장면 등 진일보한 한국 퀴어 영화 <두결한장>은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의뢰인>의 제작자
김조광수의 첫 장편 영화 감독작이다. 한 번쯤 감상하길 바란다.


핑백

덧글

  • 쩌비 2012/06/26 09:48 # 답글

    영화는 얼마든지 볼수 있지만 현실엔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아직 받아들이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은게 현실이죠.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네요. ^^
  • realove 2012/06/26 09:51 #

    네, 맞는 말씀이세요.
    그런데, 적어도 영화에서 나오는 미개한 일 정도는 안 일어나면 하는 마음이...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