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기다렸던 SF로망의 새 비전, 뉴클래식 영화를 보자

비교적 큰 상영관에서 3D로 평일 낮 시간,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멀찌감치 앉아서 매우 쾌적한 환경으로, 기대하고 기다렸던 SF 스릴러 <프로메테우스>3D를 홀로 보고 왔다.

오프닝의 광활한 풍경과 암시적 강렬한 장면이 시작되자 아이맥스관은 아니었지만, 스크린 가까운 좌석에서 입체감과 영상의 압도감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17명의 인원을 태운 과학탐사선 '프로메테우스호'에서 쇼팽의 프렐류드 '빗방을 전주곡'을 들으며 우아하게 작업을 하는 안드로이드 로봇 '데이빗' 의 장면은 우주 미지 여행이라는 나의 어릴적부터 상상하고 선망하던 특유의 SF 로망을 다시금 깨우게 했다.

이제 74세의 노감독이 된 <에이리언>(1979), <블레이드 러너>(1982)의 미래 우주 SF 쟝르의 한 기준점을 그은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관록과 미드 <로스트>의 각본 데이먼 린델로프가 만나 최신버전의 프리퀄 느낌의(감독은 프리퀄이 아니라고...) '에이리언'을 탄탄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놓아 순간순간이 놀랍고 멋졌다.

그렇듯 많은 장면들이 <에이리언>의 오마쥬 처럼 나오는데, 수면 상태로 우주를 여행하고 외계 행성의 미스터리한 무덤 내부의 둥근 기둥의 비석들 그리고 엔딩 장면까지 유기적 관계를 이루는 영화의 전개가 익숙하면서 단순한 외계괴물 영화와 차별되는 깊이감이 들었다.

고대 유적들을 기반으로 인류의 기원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목적과 탐사를 기획한 회사의 다른 목적이란 또다른 의문을 내포하며, 어설프거나 거창한 철학이나 이론 등의 과도함은 어느정도 배제한 흥미롭고 깔끔한 스토리의 맛이 전해졌다. 물론 선과 악의 기준을 벗어난 로봇 '데이빗'과 종교에 집착하는 인간 '엘리자베스 쇼'의 대비는 단순하고 진부하게 보여지기도 한다. 

어쨌거나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씬들, 미지의 행성을 당도하여 저공 비행하고, 엄청난 모터음의 굉음을 울리며 거대한 우주선의 위용을 과시하는 장면이 나오자 가슴이 힘차게 뛰었다.

또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블록버스터의 또다른 특유의 재미인 새롭고 신기한 공상과학적 신기술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여기 저기에서 눈을 크게 뜨게 하며 조만간 현실에 구현될 핫한 아이템을 제시하였다.  

차갑고 어두운 낯선 곳에서의 음산한 분위기와 서스펜스와 스릴이 터져나와 근래들어 최고의 영화적 희열을 맛보게 했다. 정교한 특수효과와 CG비쥬얼의 완성도는 말할 것 없고, 창의적 캐릭터에서 의료장비나 우주선 내부 기계적 시설에까지 미술적으로 매우 흡족하게 그려졌다. 거기에 클래식컬한 분위기도 균형을 맞춰 매력적으로 사용하였는데, 3개의 다리 대신 안정적 기둥으로 개조된 그랜드 피아노도 우아함을 더했다.

인간의 기원, 우주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과 신비로움에 대한 감독의 독창적인 비전이 묵직하고 세련되고 품격있게 깔리며 임팩트있는 액션과 큰 규모의 SF 세계로 펼쳐지니, 2094년 1월 1일 기록 이후의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목마른 기다림으로 이어질 듯 하다.

스콧 감독의 미래 SF 영화의 단골 설정인 영화 속 여성 중심이란 점에서 이 영화도 이어져 <밀레니엄> 스웨덴 시리즈의 엄청난 카리스마의 주인공
누미 라파스시고니 위버보다 단신이긴 하지만, 그 공력은 모자람 없이 나와 인상에 강하게 남았으며,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에서 완벽한 미모와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준 샤를리즈 테론이 무결점 외모를 또한번 증명했으며 <엑스맨:퍼스트 클래스>와 <데인저러스 메소드>로 수퍼파워와 심리학을 종횡무진 중인 멋진 마이클 패스벤더 그리고 마스크 꽤 좋으신 선장 이드리스 엘바(190cm, 영국출신, <토르:천둥의 신>출연)까지 연기자들의 어울림도 마음에 들었다. 참 가이 피어스가 그 배역이란 것은 집에 와서 알았다...

마지막 엔딩 타이틀의 훌륭한 오케스트라 오리지널 연주곡까지 정통적 미래 외계 SF 영화의 계보를 잇는, 빠르고 정신없는 액션의 허탈함이 아닌 강렬한 잔상이 길게 남는, 뉴클래식 SF, 매혹적인 영화 <프로메테우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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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쩌비 2012/06/09 14:31 # 답글

    재미없다는 평이 많던데, 님의 설명대로 잔잔하게 진행되는 것때문에 그럴까요?
    그래도, SF물이라 특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 realove 2012/06/11 12:43 #

    가벼운 오락액션과는 차별적인 영화입니다. 정통 SF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시길...
  • 광대 2012/06/09 15:29 # 답글

    약간 거슬리는 전개도 있었지만 꽤 볼만했습니다 ㅡ,.ㅡ~
  • realove 2012/06/11 12:45 #

    네, 비쥬얼적 효과가 참 좋았지요...
    방문 감사합니다.
  • 2012/06/09 16:41 # 답글

    새롭고 신기한 <공상과학적> 신기술

    WOW
  • realove 2012/06/11 12:46 #

    신기술도 볼만했죠~
    방문 감사합니다.
  • fridia 2012/06/10 15:05 # 답글

    기존의 에일리언 시리즈가 발표했던 년도만 놓고 보자면 지금 보더라도 꽤나 충격적인 CG였던것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 이번 프로메테우스의 경우에는 최신작인지라 CG 자체가 상당하겠네요.
    아직 보지 못한 작품인데 먼저 이렇게 감상기를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realove 2012/06/11 12:48 #

    영상의 웅장함과 특수효과, CG 두말하면 잔소리로 멋집니다^^ 조만간 보세요~
  • 돌다리 2012/06/10 20:02 # 답글

    평일 낮에 편하게 보고 오셨군요!!
  • realove 2012/06/11 12:52 #

    네, 6일 현충일은 제 전공일이 있었고, 다음날 평일 낮에 한가롭게 보니 더욱 좋더군요.
    영화 좀 보는 사람들이 주로 모이는 시사회와 달리 휴일 인구 많을 때 영화 보려니 정신 산란하고 거슬리는 무매너 사람들 많아서 안 되겠더라구요. 이번엔 사람들 별로 없어서 좋았어요..ㅋㅋ
    초반에 옆쪽에서 팝콘 먹는 소리에 좀 신경 쓰이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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