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 차갑고 묘한 비쥬얼 스타일에 주목할 블랙코미디 영화를 보자

탐욕의 악취로 이미 영화가 산뜻함과는 거리가 멀어 열 좀 받거나 짜증이 동반될 것이라 예상을 했더니, 요즘 스트레스 받는 영화는 싫다고 친구가 그러자, "그럼, 인테리어 위주로 보자"며 농담 반 진담 반 대답해줬다.

개봉 첫날 감상한 <돈의 맛>은 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예상대로 최호화판 인테리어, 최고가 의상과 소품 등 일명 '명품'이라 일컫는 사치품들이 카달록을 펼쳐 놓은 듯 그야말로 '그림의 떡' 파노라마가 이어졌다.

전편이라 할 수 있는 <하녀> ('윤여정이 살렸다'라는 제목의 일간지에도 실렸던 내 리뷰
http://songrea88.egloos.com/5314359 )와 스토리가 연결되어 감독 말로 '확장판'이라 했던 만큼 전반적으로 영화의 분위기와 내용들이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그 중 블랙 앤 화이트의 무채색 계열의 차가운 색조와 미끈한 대리석들이 집안 곳곳을 채우고 있어 일단 눈을 동그랗게 뜨며 볼거리에 꽂히기도 하고, <하녀>에서 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스케일에 놀랍기도 했지만 그 분위기와 온기 없는 냉냉함은 <하녀> 때와 마찬가지로 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에 중독된 최상류층의 천박함 일색의 비리, 부조리한 실태들을 신랄하고 노골적, 직설적으로 해부한 매우 간단 명료하고 독한 블랙 코미디라는 설정과 스토리 전개는 단조롭기까지 했다. 하지만 유치할 정도로 까발리고 툭툭 내던지는 직설화법들과 온갖 괴이한 광란의 미친 짓거리들을 오히려 정적이고 느리고 잔잔하게 그린 점에서 마치 영화 끝에선 '이들은 사실 이미 죽은 사람들이었다'라고 주인공 '영작'
김강우가 독백을 하는 '식스센스'식 반전이라도 나올 것 같은 묘한 분위기가 풍겼다.

'굴욕을 주는 부자들은 굴욕 받는 가난한 이들보다 행복한가?'하는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 대물리는 별종 집단의 웃기지도 않은 모습을, 대사들만 없으면 참 우아하고 격조있는 영상미로 느낄 수 있는 가라앉은 분위기와 다들 나른하게 떠다니는 인간성 상실자들로 표현한 감독의 스타일있는 표현 기법으로 사료된다.

서점 같은 서가와 내 눈을 가장 크게 만든 최고가의 오디오 셋트의 커다란 방, 풀장이나 미술관 같은 저택의 여러 경관 등 간교하고 더러운 거래로 쌓아 올린 드림 하우스, 그곳에서 덫에 걸린 중독자로 <하녀>의 불나방 꽃이 되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한 젊은이가 더 나아가서 뭔가 강한 한 방을 날려 줬으면 하는 갈증은 물론 크다.

하지만 '가짜 카타르시스'의 감상 대신 한국 현실을 냉혹하게 바라보는 리얼리스트이고 싶다는 
임상수 감독의 변에 동의한다. 물론 마지막의 생뚱맞은 장면은 <하녀>의 황당한 노래 장면 처럼 감독의 독특한 장난으로 이해하려 노력해 보지만 쉽지는 않은 점이 있다.
 
아무튼 이번에도
윤여정이 보여주는 영화를 살리는 최강의 카리스마는 엄청나게 파워풀 했으며, 같은 여자로서 부러움의 극치를 맛보게 한 김효진의 비현실적 스타일과 라인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일관되고, 멋스러운 비쥬얼 영상의 독창적 스타일이 뛰어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은 실제 연예인 성상납 자살 사건 등 대한민국 어디엔가 있을 부류의 추악한 모습을 직격탄으로 폭로하여 큰 이슈가 예상되며 이번 칸 영화제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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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fridia 2012/05/21 23:01 # 답글

    김강우 하나빼고는 진짜 인테리어로 떡칠한 작품이 맞긴 하네요. ㅎㅎ
    뭐 김강우가 연기를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나머지 배우 3명의 네임드가 끝판왕급인지라...^^;;;
    개인적으로는 이런류의 영화풍을 즐겨보는지라 보러가야겠군요.

    하여튼 요즘 러브님 덕분에 마음의 양식이 충만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또다시 감사를....^^;;;
  • realove 2012/05/23 09:21 #

    스타일리시함에 촛점을 맞춰서 보니 전 흥미롭더라구요...ㅋㅋ
    매번 제가 감사^^~
  • 쩌비 2012/05/22 15:15 # 답글

    사실에 가까울수록 불편하죠. 이 영화가 그렇지 않을지?
  • realove 2012/05/23 09:24 #

    불편함은 이 영화에서 다룬 최상류층 몇몇이 좀 그렇겠지요. 일반인들에겐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황당한 작태에 그저 씁쓸하고 어찌보면 참 안 됐다싶고... 독특한 전개와 스타일로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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