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딜로> 슬프고 씁쓸한 진짜 전쟁의 모습 영화를 보자

2009년 아프간 최전방기지 '아르마딜로'에 나토 평화유지군으로 떠나게 된 덴마크 청년들의 파견 한 달 전 모습으로 시작하는, 실제 전쟁 속에서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 <아르마딜로> 시사회를 다녀왔다.

가족들의 걱정과 눈물의 배웅을 뒤로 하고 기지에 도착하여 군생활을 시작한 그들 중엔 이민 2세로 보이는 '김'씨 청년도 있다.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고 정신 차리라는 선임 상사의 조언과 우리의 6.25가 연상되는 전쟁터 한가운데 먹을거리를 구걸하는 아프간 아이들까지 아무튼 위험천만의 그 사지에 카메라가 동행했다는 것부터가 놀랍고 심상치 않은 긴장감이 흐르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탈레반의 습격에서 민간인들을 보호하려는 의도지만, 정작 주민들은 후한이 두렵기만 하고, 뭣 모르고 또는 나름대로의 의미와 목적으로 그 곳에 간 젊은이들이지만, 현대인 특히 자극과 스릴감에 굶주린 젊은 세대들의 치기가 간간히 드러나 보인다.

영화 초중반까지 이렇다할 전투나 사고가 없지만 빨리 교전을 했으면 하는 초조한 신참들의 뒷면에는 공포가 깔려있음을 내비치고, 엄숙하고 장엄한 현악 음악까지 깔리며 관객들 또한 떨리는 가슴을 애써 누르며 바라보게 된다.

그러다 카메라를 흔들며 스치는 포탄이 터지고 일시에 전투 속에 빠진 연출 없는 장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숨막히는 위기의 순간과 기지에서의 일상적이거나 원초적 욕구분출을 위한 청년들의 행태들이 반복적으로 교대되어 비춰진다.

쉬는 동안에도 인터넷 전투게임을 하는 그들은 이미 전쟁과 폭력에 둔감해진 듯 보인다. 끔찍한 참상과 증언들, 죽이고 죽고, 포격하고 포탄에 부상당하고.... '평화유지, 정착'을 위함이란 명분 아래 폭력에 점령된 이 시대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보여지니 참으로 슬프고 씁쓸했다.

결코 영화처럼 화려하고 시원스런 액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같지 않은 전쟁의 처참함과 학살만이 남은 혐오스러움과 적을 사살한 것에 자축하는 주인공 청년들도 전쟁의 노예이고 희생자일 뿐, 아드레날린 분출에 중독된 기형인간 생성에 지나지 않은 전쟁 실제의 모습을 직시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보다 더 극적인 파운드푸티지 방식이 어디 있을까 싶은 현실적 진짜 공포감을 날카롭고 둔중하게 푹로하고 전달한 전쟁 다큐멘터리 <아르마딜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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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훌리안카락스 2012/04/23 15:30 # 답글

    재밌게 봤습니다 ㅋ 왠만한 전쟁영화는 이제 전쟁영화처럼 보이지도 않을거같네요.
  • realove 2012/04/24 08:38 #

    방문 감사합니다.
  • 쩌비 2012/04/23 21:24 # 답글

    다큐멘터리 전쟁영화라. 전쟁이 영화처럼 느껴지지 않길
  • realove 2012/04/24 08:39 #

    전쟁 영화의 재미와는 전혀 다른 충격과 비애감이랄까... 암튼 많이 씁쓸했어요...
  • deepthroat 2012/05/01 23:17 # 답글

    접근방식은 다르지만 레스트레포랑 비교 되더군요.
  • realove 2012/05/02 09:00 #

    레스트레포, 그것도 실제 전쟁 다큐멘터리 2010년 작이네요. 비교하면 어떤지 궁금하네요... 물론 진짜 전쟁을 또 느끼는 이런류가 기분은 너무 씁쓸해서 보게 될지 모르겠어요...^^;;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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