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랩스틱 브라더스> 웃겨야 사는 만담 개그맨의 인생 드라마 영화를 보자

2011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일본 코미디 영화 <슬랩스틱 브라더스> 시사회를 보고 왔다. 개인 취향과 코드를 가장 많이 타는 쟝르가 아마 코미디일 듯 하다. 지적이거나 내용과 뼈있는 비유를 날카롭게 세운 풍자, 하이 코미디와 달리 그야말로 말초적인 감각에 의존하는 일본의 스탠딩 코미디 형식의 만담 개그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그 공감도 차가 매우 클 거란 예상은 했다.

게다 자국에선 초특급 인기 개그맨들과 감독(시나가와 히로시)이라 하나 나를 비롯해 일본 문화에 그리 익숙치 않은 경우 그리고 절대적으로 자막에 의지하여 개그를 이해해야 하는 것까지 영화가 코미디로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영화 초반에 실감하며 일단 지켜보았다.

<무한도전> 긍정교 창시자 노긍정(노홍철) 선생 왈,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고 웃어서 행복한 겁니다" 라는 말도 있지만, 웃음이란게 어느 면에선 상당히 그 문화와 지역적 감성 교감을 기본으로 한 학습된 결과물이어서 국내 코미디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거의 자지러지는 나이지만, 이 작품 초반의 다소 무의미한 4차원적 쇼장면이나 괴짜스런 극단적 캐릭터와 미국의 저질 코미디물에 가까운 장면들이 좀처럼 웃음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새롭게 만담 파트너를 만나 그의 감각을 체크하는 과정에서 세세하고 기발한 공상과 수다가 본격적으로 나오자 슬슬 발동이 걸리게 되니, 관객들의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예상과 달리 주인공들과 그들의 독특하고 각자 고달픈 개인 사연의 드라마가 다양하게 전개되어 점점 스토리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극 초반에 비해 웃음의 코드가 조금씩 익숙해지고 이해가 가면서 웃음의 전달력이 높아지는 걸 감지했다.

물론 주인공 '류헤이'(카미지 유스케)가 동네 건달들과 일상적으로 겪는 폭력에서 점점 벗어나는 과정의 에피소드는 일본 청년 성장 영화에 흔하게 씌여 상투적이긴 했지만 상반된 모습의 '토비오'(사토 류타)라는 개그맨 한민관  닮은 얼굴의 인기 그리 없는 만담 개그맨의 멜로적 에피소드와 강약조절을 이루며 콤비 구성의 구조적 안정감은 주었다.

얼마전 <승승장구> 이수근 편에서도 또한번 느껴진 것이지만 많은 희극인들이 상대적으로 역경과 고달픈 인생 경험을 많이 거쳤고, 비극과 희극은 동시에 있는 것임을 영화 <디센던트> http://songrea88.egloos.com/5625710 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슬랩스틱 브라더스'의 '웃겨야 산다'식 남다른 새로운 인생 도약기는 가벼워 보이는 영화 이미지와 달리 진지한 드라마도 깔려 있어 반전적 재미가 더한 듯 하다.

무대 만담 장면의 일본식 무의미한 말장난 개그는 아무리 그래도 별로였지만, 그 외에 꽤 긴 러닝타임을 이어주는 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남자들 이야기지만 감수성만은 여고생 빰치는 묘한 어울림이 일본 코미디 드라마의 신선한 재미를 맛보게 하여 내 경우 폭소는 아니었지만 화력이 중 이상은 되는 웃음을 상당량 터트릴 수 있던, '희망'이란 메시지가 있는 드라마로 유쾌하게 볼 수 있었다. 참 가창력 좋은 귀에 익은 여가수 등의 멋진 삽입곡도 감상 포인트다.


덧글

  • fridia 2012/02/10 22:27 # 답글

    하 이게 드디어 개봉을 앞둔건가요?
    작년 초쯤에 작성했던 이 영화 관련 뉴스 포스트가 엇그제 같았는데. 일단 사토 류타와 카미지 유스케가 나온다면 연기력 부분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겠군요.
    당시 뉴스에는 이시하라 사토미가 나온다는 것만 엄청나게 부각하던데 막상 이시하라 사토미는 비중이 낮게 나오는 역이 아닌가요? 아직 저는 감상 전이라서요.
    원제는 만담갱인데 국내 개봉되면서 이름이 슬랩스틱 브라더스라는 괴랄스러운 이름으로 바뀌었군요. ㅋ~
  • realove 2012/02/11 21:21 #

    개봉했으니 감상해 보시길... 일본 전문가이시니, 더욱 재밌게 보실듯 합니다.
    우리나라엔 만담이란게 요즘 익숙한게 아니어서 제목을 바꾼듯 한데, 전 그게 더 나은 듯...
  • 쩌비 2012/02/14 09:11 # 답글

    코미디류를 정맗 좋아하지만, 지적하신대로 문화적인 차에서 오는 웃움코드를 찾는것이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특히, 저같이 일본 연애인 중엔 초난강말고 아는 사람이 없어서 더욱 어려울듯 싶구요.
  • realove 2012/02/15 08:05 #

    초난강...하하하
    저도 낯이 익은 분이 별로 없었지만, 중간부터 드라마는 재밌게 볼 수 있었어요. 보다보면 웃게 되더라구요^^
  • 은빛천사 2012/03/09 12:20 # 답글

    ㅋㅋ 제가 보지 않은 영화는 리뷰를 안보는지라 ㅋㅋ
    ㅠ_ㅠㅋㅋㅋㅋ
    근데 이글루스에는 방명록기능이 없나용 ?ㅋㅋㅋㅋ

    답방 왔는데 쓸곳이 ㅋㅋㅋㅋㅋ

    전 이영화 부천영화제에서 봤는데 재밌긴 한데 좀 우리나라 정서와는 달라서
    웃음의 포인트를 찾기 힘들더군요 ㅎㅎ
  • realove 2012/03/11 09:16 #

    제가 복잡하거 좀 그래서 방명록 따로 안 넣었어요. 왼편 최근덧글로 확인하니까, 편히 덧글 주세요^^

    저도 이 영화 처음엔 좀 뚱하다가 나중에는 적응되더군요... 그래도 대박폭소는 아니었지만 은근 중독성은 있더라구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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