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시사회- 21세기에 보는 무성영화 영화를 보자

첫 자막 오프닝부터 흑백 무성영화 방식 그대로, 그러니까 찰리 채플린 영화들이 떠오르는, 클래식 오케스트라 음악이 줄곧 흐르며 1927년을 시작으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시대로 넘어가는 미국 영화계 과거를 보여주는 시대극 <아티스트>를 꽤 전에 블라인드 모니터 시사회로 보고 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나 선명한 화질 말고는 거의 시간여행을 한듯한 그 시대의 의상, 분장, 풍경들이 거의 다큐멘터리처럼 흐르는 독특한 영화였다. 스크린의 화면 비율도 요즘같은 와이드가 아닌 정사각형에 가까웠고, 정말 목소리 대사 없이 중간 자막 화면이 삽입되고, 스토리에 딱 떨어지는 멜로디의 올드한 재즈와 클래식 음악들이 러닝타임 내내 쏟아져 어찌보면 한 편의 거대한 음악극으로 봐야할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과거 무성영화 느낌처럼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 이야기 흐름이 단순하고, 어찌보면 두 주인공의 러브스토리가 개인적으로 그리 공감되지 않은 점도 있고, 어른을 위한 동화, 밋밋한 코미디 느낌으로 치우치기도 했는데, 그 시대 문화를 대표하는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의미와 변혁기의 시대 흐름의 현장을 직접 경험한 새로운 맛은 이 영화의 시도만큼이나 신선했다.

클라크 케이블 닮은 진짜 과거에서 데려온 듯한 남자 주인공 장 뒤자르댕 (2011년 칸영화제 남우 주연상 수상... )은 상당히 이목을 끌었고, 목소리 연기가 빠진 대신 유치하긴 하지만 상상력이 나름대로 동원되는 점도 특이했다.

미국 근대사나 과거 영화인들의 개인사를 다루어 어렵지 않은 기승전결의 고전적 전개가 나쁘진 않았지만 줄곧 관객도 침묵하면서 보게 되며 시간이 갈수록 갑갑함이 느껴지고, 단조로움에 대한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크게 들었다. 물론 이 시대에 이런 스타일을 과감히 도입한 것은 다수의 영화시상식 후보에 오르고 수상을 할만한 의미가 있다 하겠지만...

역시 과유불급이랄까. 아무리 좋은 음악과 연주라도 쉴 새없이 들어야 하고, 약간의 특수 기법과 CG 말고 흑백의 스크린에 고정된 점은 독특한 컨셉트에 의한 복고 무성영화의 21C 부활이라해도 깊이 있는 드라마적 감흥이나 극적 공감도의 부재에서 큰 여운은 전해지지 않았다.

찰리 채플린이나 추억의 향수가 그리운 어르신들이나 복고는 곧 새로움인 어린 친구들에게는 독특함에 감탄할 수 있겠지만, 순수한 시대의 순진한 사람들의 막장식 러브스토리의 스토리적 공감도도 약하고 다양하고 높은 수준의 영화 욕구를 가진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클 듯 하다.


덧글

  • 쩌비 2012/02/08 12:46 # 답글

    모든 복고가 모두에게 어필하긴 어렵다보니다.
    만화책이 인기가 없는것은 아니지면 대세는 애니메이션이듯

    한편 저걸 왜 만들었나 싶습니다.
  • realove 2012/02/10 09:16 #

    나름대로 무성영화 처음보는 젊은 친구들은 반응이 꽤 좋더군요.
    신선한 시도로 이슈화되는 건 이해되지만, 아카데미의 이번 쏠림 현상은 좀 그렇네요...
  • fridia 2012/02/08 14:26 # 답글

    재즈나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일 듯 싶네요. 다만 요즘 친구들에게는 크게 어필하기는 힘들듯 싶지만요.

  • realove 2012/02/10 09:17 #

    오히려 처음 본 친구들은 매우 신기해하는 듯 하더군요. 재즈나 클래식을 좋아는 하는데, 쉼 없는 감상은 버겁더군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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