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춤>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의 수준... 영화를 보자

아담하지만 만족스런 각도의 큰 스크린이 있는 압구정CGV 무비꼴라쥬관에서 엄마랑 세계최초 길고양이 다큐멘터리영화 <고양이 춤>을 감상하고 왔다. 나의 가족 전체가 고양이 사랑이 남다르고 요즘도 밥 챙겨주는 단골 길고양이가 있기에 이 작품얘기를 꺼내자마자 좀처럼 영화관 행차를 꺼리던 엄마가 바로 따라 나선 것이다.

몇 년만에 엄마와의 극장 나들이인지 죄송한 기분도 들고 눈치료(황반변성)로 고생 중인 엄마의 심리 안정차 다니는 엄마와의 나들이에 고양이 영화까지 볼 수 있게 된 것이 기쁘기도 했다.

이내 영화가 시작되며 고양이 사랑이 바로 보이는 '고양이 구름필름'이란 제작사의 이름이 뜨고, 주인공 고양이들의 이름들과 '야옹~ 야옹~' 거리는 오프닝 음악이 흐르자 바로 내 몸속의 엔돌핀이 분출함을 느꼈다.

놀랍게도 영화에서 진솔한 나레이션과 영상을 만든 이들이 전혀 고양이에 관심도 없던 '길 위의 여행자'로 유명한 이용한 작가와 윤기형  CF감독, 두 남자라하니 그 진정성을 이미 알 수 있었다.

다 보진 않았지만 전에 서점에서 우연히 들춰보던 책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에 담은 작가의 길고양이에 관한 사연 소개와 그들 각자의 삶의 모습과 성격들을 아기자기하게 캐치한 사진들 그리고  감독이 길에서 만난 여러 고양이 친구들의 도시속 고달픈 생활을 쫓은 동영상이 번갈아가며 관객의 감성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꽃향기를 즐기기도 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장난도 치며, 친구들과 가족들과 사랑하고 의지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들 그리고 가혹하게도 열악한 동물에 대한 인식과 고양이에 대한 단순 비호감과 선입관으로 생명의 위협을 평생 안고 사는 그들의 가슴아픈 실상을 담담하게 보여주었다.

더군다나 새생명의 탄생에서도 피할 수 없는 죽음들과 빈번한 로드킬, 무지몽매하고 사회 전반적 생명경시로 인한 수준 이하의 인간들에 대한 언급도 얼마전 EBS다큐멘터리 '인간과 고양이' http://songrea88.egloos.com/5160678 에서와 다르지 않게 다뤄져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보다 이 영화는 두 작가와 인연을 맺은 여러 이름을 가진 길고양이들의 스토리와 드라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배경으로 흐르는 아름다운 서정적 음악과 감각적인 노래들, 삽입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곁들여진 이 영화는 조금만 돌아보고 생각을 바꾸면 아름답고 자유롭고 멋진 동물, 고양이와 인간으로 좋은 인연과 행복함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조용하게 전해졌다.

독립영화로써 다소 집중도나 스케일면에서 단조로움이 아쉽긴 하다. 허나 애묘인으로서도 처음 접하게 되는 전율이 느껴지는 고양이들의 감동적인 모습들, 이를테면 작가에게 새를 물어다 주어 실제 '고양이의 보은'을 확인하게 한 '바람이'의 사연은 슬픈 마무리로 이어져, 결국 나의 뜨거운 눈물을 콸콸 쏟게 하기도 했다.

관람료의 일부가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기부되기도 하는 소중하고 놀라운 감동이 있는 누구나 외면하지 않고 가슴으로 느끼며 보기를 희망하는 다큐영화 <고양이 춤>이었다.

귀가하며 어릴적 키웠던 우리 고양이들과 영화 속 애처로웠던 고양이들 등에 대해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며 한동안 영화를 곱씹기도 했다. 영화 초반 자막으로 소개된 간디의 묵직한 명언과 작가가 남긴 말이 진하게 남는다.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의 수준은 그 나라에서 동물들이 받는 대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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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별글 2011/11/28 16:05 # 삭제 답글

    이 영화를 보면 많이 울 것 같아서 망설여지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ㅎ
  • realove 2011/11/30 09:11 #

    눈물도, 웃음도, 감동도 있어요. 의미있는 영화이니 보시길 바랍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 skyland2 2011/11/29 21:43 # 답글

    그러고보니 타이 여행때 고양이들은 사람한테 잘만 앵겨붙는데 우리나라 고양이들은 많이 피하더라구요. 마치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주눅들어서 생활하는 것 같더군요.
  • realove 2011/11/30 09:13 #

    그렇게도 볼 수 있네요.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적대적이고 심하면 해를 가하니까 길고양이들이 대체적으로 사람을 경계하는 것이겠지요. 타이는 그렇지 않나 보네요...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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