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김정운 책을 읽자

앞서서도 심리학 교수 김정운의 [노는 만큼 성공한다] http://songrea88.egloos.com/5537249 를 소개하였지만, 최근에 나온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도 많은 기성세대와 삶의 무게에 그냥 견디며 뭐가 잘못되어 그러는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행복한 삶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의식 변화를 위해서 큰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책 소개를 한다.

우선 결론적으로 이 책, 아니 김정운의 강의와 책들은 다 재미있다. 하지만 그도 스스로 말하듯이 그냥 언변이 좋아 말만 잘하는 재간 수준이 아니다. 학문적으로 검증되고 유학시절 몸소 겪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에서 우러난 심리, 인문학적 이론에 남보다 뛰어난 글 재주를 얹어서 피력하고 있어 읽는 이들게 100% 설득과 집중을 거든다는 점이 남다른 것이다.

지난 번에도 언급했듯이 토크쇼 KBS 승승장구에서 그가 출연한 강의의 주요 내용들이 책에 그대로 나와 있고, 그 밖에 개인적인 경험과 아내와의 에피소드, 해외 유학과 거주 당시의 이야기들을 통한 그의 주 주제인 인간답게 살기 위한 중요한 것들을 톡톡 튀는 문장으로 임팩트있게 설명한다.

굳이 인문서나 심리학적 서적의 엄숙함이나 지적하는 데 반바심이 있는 완고한 이들이라해도 일단 재밌는 책 한 번 들춰본다 생각하고 이 책을 접하길 권한다.

늘 내가 주장하는 '재밌게 살자'는 명제가 얼마나 중요했던 것인지 이 책을 통해 대신 증명되고 있는 듯 하여 개인적으로도 반가운 책이라는...


* 본문 중

-인간이라면 반드시 후회를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어차피 해야 할 후회라면 짧게 하는 편이 낫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말까를 망설인다면 일단 저지르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

-세상과 더 이상 소통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존재 확인 방식은 '자학'이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고통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완주한 이들에 대한 인터뷰에 한결같은 대답이 있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 뛰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 자신은 '싸워서 이겨야 하는' 대상이 절대 아니다.

-소통 부재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 국민이 밤마다 폭탄주라는 집단 자폐증에 걸려 휘청거린다.... 큰 가슴, 마라톤, 폭탄주, 스포츠마사지, 안마시술소, 퇴폐이발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피부 자극 서비스 산업이 엄청난 호황이다.... 이를 '피부자극결핍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의사소통 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네 번째 현상이다.

-남자들은 불안하다. 정의와 민주주의와 같은 명분 뒤에 숨어 이 땅의 사내들이 뿜어내는 이 과도한 분노와 적개심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불안이다.
더 이상 아무도 이 땅의 남자들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 열풍'이 바로 그 증거다.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항상 불안하다. 타인의 완성된 결과와 내 미숙한 결과를 비교하기 떄문이다.... 살면서 한 번도 과정을 즐기는 법을 배우지 못했... 노력해도 결과가 그리 분명하게 나타나지도 않는 세상... 이런 '결과 지향적 삶'에는 어떠한 즐거움도 없다. 결과를 이루는 순간, 또 다른 결과를 게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편 옷만 만져도 두드러기가 돋고, 남편이 집 안에 있으면 소화가 안 된다는 '은퇴남편증후군'이라는 새로운 정신병리학 용어가 만들어진 일본이라면... 실제 일본 여성 60%가 이 증후곤에 시달린다고 한다.... '전국헌신적남편협회' 같은 단체를 만들어 가능한 아내 곁에서 오래 버틸 전략을 짜고 있다.... '누레오치바', 아무리 쓸어도 쓸리지 않는 '젖은 낙엽'처럼 바닥에 딱 붙어살겠다는 이야기다.

-아침형 인간이 오후가 되면 집중력이 떨어져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새벽부터 일이라고는 고작 '솔시레파미레도'다. '물만 먹고 가지요'란 이야기다. 그런데도 새로 지자체장이나 CEO가 부임하면, 출근시간부터 앞당기며 모든 구성원이 '아침형 인간'이 되라고 한다. 아, 정말 이건 아니다.

-자신에 대해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것은 사는 재미가 없다는 뜻이다. 모여 앉으면 누가 아파트 팔아서 돈 번 이야기나 주고받는 삶은 삶이 아니다. 자기가 찾은 작은 즐거움에 관해 가슴 벅차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삶이 진짜다.

-"울지 마, 남자는 울면 안 돼." 하는 감정억압의 교육으로 인해 남자들은 '감정정체'라고 하는 스트레스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는 호르몬상의 변화를 야기시키며 우울, 강박관념과 같은 정서적 장애는 물론 알레르기, 위장장애 등의 신체적 장애의 원인이 된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에 대한 적개심, 호전성과 같은 사회적 현상도 감정정체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 남자들이 겪는 감정정체는 독일의 상황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이 땅의 남자들은 입 꽁지를 내려 긍정적 정서 표현을 억주를 뿐만 아니라, 아무리 슬퍼도 울지 못하게 되어 있다.... 한국 남자들이 그토록 분노와 적개심에 가득 차, '건들기만 해봐라!' 하며 사는 이유는 아무리 슬퍼도 울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떄문에 이 땅의 사내들이 빨리 죽는 것을....

-"망해야 하는 것은 자본주의인데, 오히려 사회주의가 말했다"고. 인간의 섹슈얼리티를 단지 노동력 재생산의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동독의 현실사회주의는 인간 욕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했다. 왜 인간은 매일 발정기인가를.

-'재미와 행복'이라는 21세기의 시대정신에 저항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경험은 아주 구체적인 감각의 겸헝에서 시작되낟. 감각의 변화는 의식의 변화로 이어진다. 사회주의는 구체적인 감각으로 느껴지는 재미와 변화로 이어진다. 사회주의는 구체적인 감각으로 느껴지는 재미와 행복을 생산하는 데 실패했기 떄문에 몰락했다.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는 아기의 섬세한 변화를 눈치 채고 감탄해 주는 것. 바로 이것이 인간과 다른 포유류를 구별 짓는 가장 중요한 인간만의 상호작용이다. 인간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아기의 변화에 감탄하며 그 사소한 변화를 반복하게 만든다. 문화심리학자 비고츠키는 "인간의 모든 발달은 상호작용에서 먼저 나타나고 내면화되어 개인의 변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간 감탄한 기억이 있는가? 있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감탄한 기억이 없는가? 그럼 먹고는 살았지만, 인간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식욕, 성욕은 인간의 욕구가 아니다. 동물의 욕구다. 인간의 욕구는 감탄하는 데 있다. 그런데 당신은 도대체 인간으로 살고 있는가?

-여자들이 오래 사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감탄' 때문이다. 찜질방에 가보면 안다..... 그저 "맞아, 맞아, 그래, 그래"만 반복할 뿐이다. 서로 돌아가며 내내 감탄만 하는 것이다. 이 집중적 감탄의 효과는 바로 수명 연장으로 나타난다.

-일정 수준의 돈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어떤 한도를 지나치게 되면 돈은 내게 더 이상 감탄을 주지 않는다. 걱정과 불안의 원인이 될 뿐이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필요한 일정 수준의 재산이 넘어가면, 다양한 방식의 기부를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내 이야기가 그리 '간단한' 말장난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깊은 학문적 성찰의 결과란 뜻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재미없는 삶'에 대한 내 문제제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니,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자기 내면의 깊숙한 문제를 끄집어내 마주 대하는 것처럼 힘든 일은 없기 떄문이다.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없는 삶은 삶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읽혔으면 하는 마음이다.




덧글

  • 쩌비 2011/07/13 09:18 # 답글

    "자기가 찾은 작은 즐거움에 관해 가슴 벅차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삶이 진짜다." 이거 와닫는데요.
    요즘 제가 이런게 없습니다. 해결해야하는 일덩어리에 치여살고 있는중입니다. 참을인의 반복~~
  • realove 2011/07/13 10:12 #

    정말 제대로 사는 삶을 살아야할텐데요... 조금이라도 일덩어리가 적어지시길 빌어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