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대의 쇼] 리처드 도킨슨 책을 읽자

어느 때보다 진보한 과학의 시대에 살지만 한편으론 미신과 신화에 의존하려는 인간의 무지함도 만만치 않은 이 시대에서 순수과학의 거의 전 분야를 통해 엄청난 지식과 논리적 설명으로 진화론을 확인시키고 있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이고 다방면에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생물학자, 이론가
리처드 도킨스 의 [지상 최대의 쇼]를 읽었다.

우선 이 책은 배게로 쓰기에도 좋은 624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의 순수과학 서적으로, 물리학, 분자생물학, 지구과학, 유전생물학, 지리학, 동물학 등 수도 없이 넓고 깊은 과학이론이 끝도 없이 가득 들어있어, 자칫 끈기가 부족할시엔 중도 포기가 쉬울 수 있는 점이 있지만, 그 외에는 너무도 설득력있는 섬세한 문장과 위트와 표현들이 일품이라 차근히 책을 벗으로 두고 읽으면 무지한 과학 분야에서 약간은 지식이 올라가는 흐뭇함을 가질 수 있다.

'지적설계론'의 창조설을 왜 그리도 억지스럽고 독선적으로 고집하는지 모르겠고 그럴만한 시대가 지나도 한참 지났는데 하는 개인적 소견이지만, 아직도 시대착오에 갇혀있는 그런 이들이 워낙 많고 어이없는 종교단체의 과학교육에 대한 어깃장의 사례가 오죽 많았으면 이렇게 일일이 반박하려고 했을까 싶은게 안타깝기도 했다. 

반면 결과적으로는 다윈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한 꼼꼼하게 총망라한 좋은 진화론 입문서로써 그 가치가 있고, 나같은 독자에게 재밌고 흥미로운 과학서로 널리 퍼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라 하겠다. 그러나 조금은 어려운 전문적 이론서이니만큼 다소 버거운 점이 없을 수는 없다는 것. 아무튼 시간을 좀 투자해서 일반인들도 읽을만 한 권장도서로 권할만 하다.

좀 덜 긴 스티븐 호킹, 레오나르드 블로디노프의 [위대한 설계] http://songrea88.egloos.com/5458356 와 연계해서 읽으면 좋은 책이다.


*본문 중*

-인간 사육가가 고작 몇 백 년이나 볓 천 년만에 늑대를 페키니즈로, 야생 양배추를 콜리플라워로 변형시킬 수 있다면, 야생 동식물의 무작위적이지 않은 생존이 수백만 년에 걸쳐서 같은 일을 해내지 못하란 법이 없지 않은가?

-지구의 나이는 약 46억 년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100년이 4600만 번 흐른 시간이다. 모든 형생 포유류의 공통선조가 지구 위를 걸었던 시기로부터 지금까지는 약 2억 년이 흘렀다. 이것은 100년이 200만 번 흐른 시간이다.

-지구의 나이를 46억 년이 아니라 6천 년으로 지목하게 만들려면, 물리법칙들을 얼마나 기발하고 복잡하게 뜯어고쳐야 할지 상상해보자. 그런 조작을 서슴지 않게 만드는 유일한 동기가 고작 청동기시대 사막 부족의 한분파가 믿었던 창조 신화를 지지하기 위해서라니! 아무리 줄여 말하려고 해도, 한 사람이라도 거기에 속는다는 게 놀랍다.

-복잡성은 기나긴 진화의 시간을 거치며 서서히 누적되어간다. 각 단계는 바로 앞 단계보다 아주 조금 다를 뿐이고...국지적 규칙을 준수하며 서로 영향을 미치는 작은 개체(세포, 단백질 분자, 막)가 충분히 많이 있다면, 궁극적으로 발생하는 결과는 극적일 수 있다. 그런 국지적 개체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서 유전자의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면, 그러써 성공적인 유전자들에 대한 자연선택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우리는 지구의 자극이 한 군데 못박혀 있는 게 아니라 돌아다닌다는 사실도 안다. 그 까닭은 아마 지구핵에 녹아 있는 철과 니켈이 서서히 대류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는 자북극이 캐나다 북부 엘즈미어 섬 근처에 있지만, 영원히 거기 있지는... 선원들이 나침반으로 진짜 북극을 찾으려면 보정계수를 적용해야하고, 그 보정계수는 지자기의 요동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인체에는 이런 사례가 넘쳐난다... 우리가 다른 종류의 동물로부터 유래한 기나긴 선조의 역사를 지녔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타협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제도판으로 돌아가기'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완벽하지 못한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 이미 존재하는 것에 임시변통의 변형을 가해서 개선을 이루어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자연선택은 온통 무익함이다. 자연선택은 자기복제를 지시하는 지침들이 자기복제하며 생존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아나콘다가 나를 통째로 삼켜서 그 DNA가 생존할 수 있다면, 혹은 바이러스가 나를 재채기하게 만들어서 그 RNA가 생존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설명은 충분하다.

-포식자와 먹잇감, 기생생물과 숙주가 끝없이 증강하는 무기경쟁을 벌이지 않는다면, 다윈이 이야기한 '자연의 전쟁'과 '기근과 죽음'이 없다면, 무언가를 바라보는 능력을 지닌 신경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무한한 형태에 둘러싸여 있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무작위적이지 않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직접적인 결과다. 그것은 마을 유일의 게임, 지상 최대의 쇼다.






덧글

  • 여강여호 2011/02/16 10:35 # 삭제 답글

    지적 설계론, 도킨슨 맞군요
    가물가물...
    잘 읽고 갑니다.
  • realove 2011/02/18 08:58 #

    과거의 잔재로 아직도 남아있는 지적 설계론의 창조설을 반박하는 도킨스의 과학서입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 송쓰 2011/02/16 12:01 # 삭제 답글

    어..어렵습니다..문과 체절이라..
    여튼 일반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기를...
  • realove 2011/02/18 09:00 #

    다소 세세한 이론들은 어렵긴 하지만 재밌게 잘 풀어 쓴 글이라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사람마다 흡수할 수 있는 차이는 있겠지만 핵심은 알아둬야할 내용이 많지요~
  • 미도리™ 2011/02/16 12:13 # 답글

    읽으셨군요...
    읽어야 하는데 도킨스의 저작들...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 만들어진 신이
    저의 책장을 차지하고 있는데 손이 안가네요 ㅜㅜ
  • realove 2011/02/18 09:00 #

    ㅎㅎ 그래서 전 대출하여 기간 내에 열심히...ㅋㅋ
  • 너털도사 2011/02/16 16:39 # 답글

    저도 일단 사두긴 해야겠습니다. 언젠간 읽길 바랄 뿐입니다.
  • realove 2011/02/18 09:01 #

    글쎄요... 사두거나 선물받은 책들은 대개 장식의 역할로 되던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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