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챔버 오케스트라 "Happy New Year"-청량리 롯데문화홀 음악을 듣자

새해들어 첫 신년음악회를 청량리 롯데백화점 문화홀에서 진행된 '서울대 챔버 오케스트라-이경선 교수와 그의 제자로 구성된 SUN챔버오케스트라-와 정상급 성악가와 평화방송 합창단의 신년음악회'로 시작했다.

음악 전용홀이 아닌 관계로 무대가 협소하여 작은 규모의 챔버 오케스트라가 자리를 하게 된데다가 음향도 울림이 거의 없어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구성된 연주자들의 각자의 기량은 좋았으나 사운드의 흩어지는 감은 다소 아쉬웠다.

거기에 전공자로서 느끼기에 너무도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레파토리로만 구성된 점도 그렇고, 
최영섭  작곡가나 음악 평론가 장일범, 금난새 지휘자 등의 클래식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많이 경험한 입장에서, 음악칼럼니스트 유혁준의 해설이 전반적으로 재밌고 클래식 초보자들을 위한 친근한 농담식 멘트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들과 음악영화 명장면 등을 보여주는 식의 정성이 돋보여 호응도가 있긴 했지만, 비만 여성에 대한 비하나 지역 무시 발언 등은 적절치 못하게 여겨졌다. 음악 감상이 주여야 하는 연주회에서 긴 해설과 개인적 이야기를 심한 사투리로 이어나간 점도 그리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이 날의 연주가 너무도 훌륭한 것에 반해 더욱 그렇게 느껴진 듯 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최자영이 모차르트의 모테트 <엑슐타테 유빌라테> 중 유명한 '알렐루야'와 로이드 웨버의 'Pie Jesu', 조수미의 연주로 유명한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왈츠 '봄의 소리' 등을 불렀는데, 완벽한 기교와 시원스럽고 짜릿한 고음으로 훌륭히 노래했다.

그리고 평화방송 어린이합창단의 그리그 '솔베이그의 노래'와 성악가들의 코러스를 해주었는데, 정말로 천사같은 여린 미성의 어린이 합창단을 오랜만에 감상할 수 있어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리고 이날의 하일라이트, 대단한 프로필을 자랑하고 있는 테너 김세일
www.seilkim.com/ 의 연주는 8세가 훨씬 안 되었지만 엄마의 손에 끌려온 어린 아이들까지 집중할만큼 아름답고 완벽한 성악을 보여주었다.

'귀족적이고 따뜻하며 거장다운 소리'라는 스위스 란트보테 신문의 찬사를 받은 테너 김세일은 유수의 국내외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의 경력을 굳이 읽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소리와 기량이었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흘리는 눈물'과 프랑크의 '생명의 약식'에 이어 고인이 된 파바로티의 연주로 유명한 20세기 초 최고의 테너로 칭송받은 카루소를 추모하며 루치오 달라가 작곡한 '카루소'를 김세일의 천상의 소리와 멋진 발성, 풍부한 감정 표현의 연주로 들으니 그 감동이 남달라 많은 박수와 갈채가 이어졌다.

젊고 멋진 테너의 연주에 엄마와 나는 급하게 팬이되어 연신 찬사와 감상을 사이사이 속삭였다. 앞으로 그의 대단한 활약이 더욱 기대되었다.

연주회의 클라이막스로 소프라노 최자영과 테너 김세일이 무대에서 듀엣으로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중 '투나잇'을 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연주하자 오리지널을 넘어선 감동과 흥분이 객석을 뜨겁게 달궈 큰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제대로 된 기기가 있었다면 영상으로 남기고 싶은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영화 <미션>에서 엔니오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 장면이 먼저 소개되며 KBS 남자의 자격으로 유명하게 된 '넬라 판타지아'가 전 출연자들의 연주로 소개되었다.

완벽하고 울림이 큰 두 성악가의 이 중창에 평화방송 합창단의 은은한 코러스가 함께한 '넬라 판타지아'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연주로 그야말로 감동의 쓰나미였다. 유난히 성악 연주에 관심이 많은 우리엄마와 함께 간 연주회에서 오랜만에 엄마의 명쾌한 한마디를 들을 수 있었다. "성악가들이 기가막히게 잘 한다. 간만에 최고의 연주회였다."

음악 전용 연주홀의 에코가 없어 너무도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수준 높고 알찬 신년음악회를 감상할 수 있었던 롯데백화점 문화홀 연주회였다.




덧글

  • 쩌비 2011/01/21 09:18 # 답글

    청량리 백화점, 예전에 좀 싼이미지가 강했는데 음악회를 많이 여는 군요. ^^
  • realove 2011/01/21 09:30 #

    새로지은 큰 규모의 쇼핑센터가 된 작년 여름 이후 지역 문화의 메카로...^^
    시크릿가든의 백화점 장면 거긴 건 아시죠^^
    함 놀러 오세요, 연주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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